대한노인요양비뇨의학회(회장 김형지, 단국의대)는 지난 23일 서울성모병원 의생명산업연구원에서 제1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노인보건의료에서의 비뇨의학과 역할 강화를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지난해 대한의학회에서 논의됐지만 불발됐던 노인 세부전문의 도입에 대한 의견이 활발하게 개진됐다.
우선 강연자로 나선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윤종률 교수(가정의학과)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노인병 전문의에 대한 주요 사례를 소개했다.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을 지낸 바 있는 윤종률 교수는 "노인병 전문의는 크게 유럽형과 미국형으로 나뉜다. 유럽은 인턴을 마치고 전문의의 한 과정에 노인의학과가 있다"며 "이 때문에 영국 등에는 노인병 전문의가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교수는 "반면 미국은 내과나 가정의학과 등의 전문과목 수련을 마치고 2년 정도의 추가 수련에 따른 노인 세부전문의가 있다"며 "하지만 미국은 그 노인 세부전문의 수가 많지 않다. 세부전문의 진료를 하면 수가를 더 주지 않기 때문에 노인 세부전문의를 포기하는 경향"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의학회 논의에서 불발됐던 노인 세부전문의 도입에 대한 재논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윤 교수는 "지난해 노인의학과 도입이 논의됐는데, 반대가 훨씬 많았다. 때문에 세부전문의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내과와 가정의학과의 경우 추가 수련을 통해 일반 노인 전문의를 양성하고, 다른 과는 노인비뇨의학이나 노인정신의학 전문의로 활동하자는 것이다. 올해 중으로 의학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의견이 제시되자 행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노인 비뇨의학 질환 치료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천준 이사장(고대의대)는 "노인성 배뇨질환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심각하게 말하면 요양병원에서의 비뇨의학과 전문의 부재로 인해 노인 배뇨질환 환자에 대한 인권유린 수준"이라며 "정부도 논의 중인 것은 알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함께 자리한 노인요양비뇨의학회 김형지 회장(사진)도 "요양병원에서는 입원환자의 절반가량이 아무 치료 없이 단순히 기저귀만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요양병원에서의 비뇨의학과 전문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제도적 제약으로 인해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요양병원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노인환자의 배뇨인권을 확립하고 요양병원의 효율적인 질관리를 제고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인요양비뇨의학회는 지난 2014년 비뇨기과학회 산하 노인비뇨기요양연구회를 시작으로 3년간 정기학술대회 등의 활동을 거쳐 2017년 12월 정식 학회로 창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