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의사가 폭행을 당해 코뼈가 골정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엄중 수사를 촉구하며 팔을 걷고 나섰다.
이번 기회에 의사 폭행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라도 당장 가해자를 구속하고 엄중한 처벌을 내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4일 의협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 차원에서 의사 폭행 사건에 대한 대처 방안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응급실에서 의사를 폭행하고 살해 협박을 한 가해자에게 강한 형사적 처벌과 민사적 손해배상소송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의협 차원에서 피해 의사에게 법률적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찰과 검찰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당장 가해자를 구속한 뒤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과 방상혁 부회장, 전북의사회 백진현 회장 등은 익산경찰서를 방문해 이상주 경찰서장과 만나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이어 경찰청장 면담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경찰청 앞에서 가해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법이 없어 응급실과 진료실에서 의사들이 폭행을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는데도 사법기관에서 이러한 법이 엄격하게 집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최근 응급실에서 의사를 폭행한 환자에게 불과 100만원의 벌금이 나왔으며 동두천에서 당직의사가 폭행을 당한 사건은 재판에 넘겨지지도 않은 채 검사의 약식기소로 사건이 마무리됐다"며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때문에 의사 폭행이 재발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의료법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경찰과 의료인 폭력사태 발생 시 대응 메뉴얼을 만드는 등의 공동 대처방안을 만들어 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다음주 내에 전국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종합병원과 병원급의 응급의료센터와 응급실에 의사 폭행시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대형 포스터형 스티커를 배부해 게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대집 회장은 "의료인 폭행시 벌금형을 삭제하고 반의사 불벌죄 조항 등을 없애야 법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폭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협 차원에서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응급의학회도 참여해 의협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의료계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응급의학회 이경원 이사(인제의대)는 "어제 응급의학회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엄중한 수사와 처벌, 정부와 관계 당국의 즉각적 조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며 "공공의료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응급 의료인에 대한 폭언과 폭력은 공공의료 안전망에 대한 도전인 만큼 중대한 범법 행위로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응급의료인에 대한 폭력은 중대 범죄라는 사실을 사회 전반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국회와 정부 관계 당국, 관련 전문가 학회와 시민단체간에 긴급 토론회를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