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발암물질 논란이 과장됐다." "이렇게까지 혼란을 부추길 사안은 아닌데 환자 불안만 키웠다."
최근 유럽발 발사르탄 발암물질 논란에 대해 식약처의 과민 반응에 대한 고혈압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10일 고혈압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특정 업체의 제조과정에서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일축하는 분위기.
오히려 환자들의 불안감을 증폭해 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만 키운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고혈압학회에 따르면 발사르탄은 오리지널, 제네릭을 포함해 전체 고혈압약의 20%를 차지하는 검증된 약제로 효과 측면에서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발사르탄 성분의 문제가 아닌, 중국의 특정 업체가 조제과정에서 불순물이 함유되면서 발암물질은 만든 것으로 극히 일부의 약제라는 얘기다.
실제로 식약처가 판매중지 처분한 약재는 국내 고혈압약 중 2.8%. 그중에서도 일부는 판매 중지를 해지하면서 더욱 축소됐다.
고혈압학회 손일석 홍보이사는 "만약 발사르탄 성분 자체에서 발암물질이 확인됐다면 지금 수준의 대처가 필요했겠지만 이번 사안은 그럴 정도로 심각하지 않은데 부풀려진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의학적으로도 인간에 치명적인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 제지앙화하이가 제조한 고혈압약 성분인 발사르탄에서 확인된 발암물질은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으로 미국 발암물질 분류체계 중 2A급 수준.
손 홍보이사는 "2A급 수준의 발암물질은 담배 등 일상생활에도 접할 정도의 수준"이라면서 "동물실험에서 치사량을 주입했을 때 간독성 및 암을 유발할 수도 있지만 사람에게 보고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는 꺼림칙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치명적 수준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자칫 환자가 불안감에 고혈압 복용을 중단하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며 "DUR시스템에 따라 앞으로 추가 처방될 일이 없으니 처방받은 병원에 문의해 재처방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식약처가 대처 미숙으로 혼란을 부추겨놓은 것을 의료현장에선 수습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