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성분 고혈압 제제의 발암 물질 함유 논란으로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약사들이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일부 의료진의 경우 중국산 원료 포함 여부와 상관없이 발사르탄 제제를 ARB 계열 타 약제로 스위칭하는 경향까지 나타나 제약사들간 점유율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원료 발사르탄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되면서 의료진들의 원료 원산지 질의가 빈번해지고 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발사르탄 이슈가 터진 첫째 날부터 의료기관의 원산지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며 "영업사원들도 원산지까지 사전에 알고 있지는 못하던 터라 대응 매뉴얼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산 원료를 쓰지 않았지만 발사르탄 이슈에 함께 엮이면서 불똥을 맞았다는 것. 발사르탄 성분을 보유하지 않은 제약사들은 성분과 원산지를 점유율 확보에 활용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ARB 계열 중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 제제가 없다"며 "올메사르탄 성분의 올메텍정이 있지만 이 성분에 대해서도 원산지를 묻는 질의가 빈번하다"고 밝혔다.
그는 "올메텍의 경우 독일 원료를 사용하고 있고 올메사르탄을 주성분으로 한 복합제 세비카 군은 일본에서 완제품으로 전량 수입된다"며 "대웅 품목은 발암 물질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중심으로 의료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사르탄은 ARB(앤지오텐신II수용체차단제) 계열 약제다. 혈압상승에 관여하는 앤지오텐신 II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 혈압을 떨어뜨리는 기전으로 텔미사르탄, 올메사르탄, 이르베사르탄, 칸데사르탄, 로사르탄 등 대표 성분으로 꼽힌다.
발사르탄을 대체할 만한 동일 계열의 성분들이 존재하는 만큼 오리지널 처방 스위칭보다 타 계열로 바꾸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환자들부터 발사르탄 성분 자체를 기피하는 현상을 보인다"며 "발사르탄 성분에 포비아에 가까운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제네릭을 오리지널로 스위칭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ARB는 여러 옵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사르탄을 제외한 ARB를 1순위로 놓고 스위칭한다"며 "DUR에 품목 중지, 해제된 것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처방하는 것보다 타 약제로 바꾸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