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교수평의회는 20일 오후 임시총회를 열고 최근 의료원장 선거 과정을 두고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교수평의회 신동천 위원장(예방의학교실)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날 회의는 선거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며 "무엇보다 교수들의 여론조사 결과가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해 자율성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단 오늘은 선출과정이 끝났으므로 마무리하는 의미의 모임이었다"며 "추후 의과대학 이외 치과대학, 간호대학과 연계해 선거과정에 대해 입장문을 낼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뿐 선거제도를 뜯어고치는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신 위원장도 "이미 선거가 끝난 상황이라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교수평의회는 일부 교수를 선발해 정해진 임기동안 전체 교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기 위한 조직으로 약 50여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윤도흠 의료원장은 당초 전체 교수 설문조사 결과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이병석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이 같은 결과에 의과대학 교수들은 "이럴거면 설문조사를 왜 했느냐"며 교수들의 자율성을 침해받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난 2014년 의료원장 선거에서도 정남식 교수가 교수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노성훈 교수를 꺾고 의료원장에 취임하면서 내부적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윤도흠 의료원장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최근 취임사를 통해 "존경하는 교수들이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며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를 위해 모두가 하나되길 소방한다. 연세의료원의 핵심은 교수들임을 단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고 내부 갈등을 봉합하려 애쓰는 모양새였다.
그는 또 공약으로 내세웠던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 개원·안정적인 운영, 송도국제병원 착공 등을 우려하는 교수들의 의견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는 "부끄럽지 않도록 일한다는 초심은 지키고 교수들의 다양한 의견이 의료원의 정책과 사업에 반영되도록 의료원의 의사결정 체계를 철저히 재점검하고 개선을 통해 경청하고 소통하는 리더십을 위해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과 변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의료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서는 듯 했지만 연거푸 선거과정에 잡음이 들리면서 교수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연세의대 한 원로교수는 "처음도 아니고 연이어 의료원장 선거과정에서 교수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이럴거면 설문조사가 무의미하지 않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