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17일 제주도의사회 방문을 기점으로 전국 대장정에 나서면서 의료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전국을 돌며 투쟁 동력의 기반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최 회장의 의지지만 실효성과 효율성을 놓고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이유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17일 제주도의사회를 시작으로 3개월간의 전국 대장정에 나설 계획이다.
약 3개월의 시간동안 진행되는 이번 대장정을 통해 최 회장은 16개 시도의사회는 물론 41개 대학병원을 모두 방문해 의료 현안과 투쟁의 필요성을 설득할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일정 가운데 종합병원 등 거점 중소병원에도 발길을 돌려 주요 의료 현안에 대해 봉직의들의 이해를 돕겠다는 복안이다.
최 회장은 "단순히 문재인 케어 뿐 아니라 저수가 체제부터 심사체계, 현지조사에 이르는 포괄적인 의료 현안에 대해 공론화를 이루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집단 행동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공론화가 무르익으면 이르면 11월 초 정도에는 투쟁 역량이 갖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지지한다는 의견도 많지만 실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새어나오고 있다.
A지역의사회장은 "지금까지 의협이 중앙 집권적으로 소수의 의견에 의해 끌려갔던 경향이 있다"며 "시도의사회장 회의가 있기는 하지만 민의를 모으는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협 회장이라는 상징성 있는 인물이 직접 현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며 함께 논의해 가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함께 무언가를 바꿔간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과격한 경우 시간끌기라는 날선 비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의협 임원을 지낸 B원장은 "의료를 멈춰서 의료를 살린다며 언제든 감옥에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취임 후 100일이 지난 지금 단 하나라도 얻어내거나 바뀐 것이 있느냐"며 "매일 강력 투쟁만 외치면서 수가협상에 의정협의에 다 판만 깨놓은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뭐 하나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상황에 또 다시 지방을 돌며 3개월, 6개월, 1년 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면 어떻게 이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투사 이미지에 속아 시간만 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