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췌도를 이식해 당뇨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올까.
최근 눈부신 이종장기 개발 연구에 힘입어 돼지 췌도를 이식해 당뇨병 치료에 도입해볼 만하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은 29일 오후 돼지 췌도 이식 임상시험 공청회를 열고 이종장기 개발연구의 성과를 제시하고 실제 임상에서 이종장기 이식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서울의대 박정규 교수(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장)는 "국내 장기이식대기자는 증가하는 반면 장기기증자와 대기중 사망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보니 중국, 파키스탄, 필리핀 등에서 불법 장기 이식과 장기 암거래가 극심하다"며 이종장기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앞서 1964년 침팬지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하고 원숭이 심장을 아기에게 이식하는 등 이종장기 이식 사례는 있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이종장기 이식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날 핵심 쟁점은 당뇨병 치료를 위한 돼지 췌도 이식술.
박 교수는 돼지는 인간의 장기와 유사한 크기라는 점과 동물원성 감염병의 위험이 낮고 번식과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다는 점에서 가장 적절하다고 봤다.
다만, 이종이식에 성공하려면 면역학적 장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형질전환돼지와 무균돼지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국가제도를 통해 윤리적인 문제도 해결해야하는 과제다.
그는 "이미 영장류 돼지췌도 이식 전임상 시험을 실시했으며 이종췌도이식을 위한 면역억제요법을 개발한 상태"라며 "이종각막이식 임상시험도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윤건호 교수는 "췌도이식 성적은 계속 개선되고 있지만 공여 췌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어려움이 있다"고 "새로운 이식원으로 돼지를, 면역 거부반응을 극복하기 위해 면역 차단기구을 각각 활용하면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봤다.
길병원 김광원 교수는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동종이식은 이식 후 면역치료에 따른 위험이 있고 장기도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췌장, 뇌세포, 적혈구, 각막조직 등은 빠른 시간내에 이종장기 공급원으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장, 신장, 간, 소장, 폐 등 이종장기 이식은 성공에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이종 췌장세포이식을 위해 최소한 연속적으로 6건 중 4건의 영장류 실험에서 최소 6개월(최대12개월) 이상 효과가 있는지, 우려할만한 부작용은 없는지, 돼지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은 없는지 등이 선행돼야한다고 봤다.
그는 이어 "이종장기는 기술적인 문제 이외에도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며 "윤리적으로 혹은 국가적으로 허용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