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목동병원 의료진의 과실에 대한 법적 다툼의 핵심이 주사제 분주와 감염관리 문제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하지만 공판이 거듭될 수록 이대 목동 병원의 허술한 감염관리 체계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선고 공판까지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3부(부장판사 안성준)는 5일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2차 공판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공판의 핵심은 이대 목동병원의 감염 관리 부분. 이로 인해 심리는 주사제 분주 과정과 당시 감염 관리 체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주사제 분주 과정을 재연한 동영상을 시연한 뒤 전문가에게 문제점에 대한 견해를 부탁했고 전문가의 의견은 감염 관리 소홀로 귀결됐다.
증인으로 나선 질병관리본부 이 모 과장은 "재연 영상을 보면 오염대중 하나인 싱크대에 오염구역과 비오염구역으로 나눌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또한 알콜 손 소독을 한 뒤 적어도 30초간 건조가 필요하지만 시간을 두지 않고 다음 행위를 하는 모습도 분명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손소독이 정확하게 시행됐다면 문제가 없지만 트레이에 준비한 물품을 내려놓고 소독을 다시 시행하지 않는 모습도 있다"며 "수액세트 수액라인이 바닥에 노출되고 있는 것도 있어 오염 개연성을 의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의료폐기물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는 것과 수액병이 감염에 노출돼 있는 문제도 계속해서 도마위에 올랐다.
이 과장은 "실제로 저렇게 할지 모르겠지만 수액병 플라스틱 가드 부분이 싱크대에 그대로 노출돼 있고 수액 라인 자체가 싱크대에 잠겨있는 모습도 보인다"며 "준비 구역 안에 의료계기물이 가까이 있는 것도 오염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꼬집었다.
분주 부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일부 논문에서 분주를 인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완전히 감염 관리가 이뤄졌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분주 행위가 완전한 무균 상태에서 진행됐다면 이의 제기할 부분이 없다"며 "하지만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과실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도 분주를 할 수 있다는 논문이 있지만 이는 무균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라며 "하지만 오염 구역인 싱크대에 이를 보관했다는 점에서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차 공판에서 팽팽하게 맞섰던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에 대한 부분도 이 과장은 명확하게 정리했다. 동일한 병원체로 감염된 것이 맞다는 의견이다.
이 과장은 "어제 공판에서 어떠한 이론이 적용됐는지는 몰라도 역학조사 결과 3명과 1명이 약간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충분히 다른 방법론을 참고해도 4명 동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는 90% 이상 담보할 수 있기에 기원이 같은 병원체로 진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변호인측은 제3의 원인에 의해 감염됐을 확률을 지적하며 반대 신문을 이어갔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의료진의 과실로 규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변호인측은 "주사실 내 오염을 지적했지만 주사기 들고 가서 NICU에 걸고 하는 장면에서 오염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 과장은 "짧은 시간 본 것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답했다.
또한 변호인측은 "비균질 오염이라 해도 한 아이에게서 완전히 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 과장은 "주사기를 특정 분할하면서 어떤 주사기에서는 안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2차 공판 결과를 바탕으로 6일과 7일 3, 4차 공판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