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목동 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검찰과 변호인간에 치열한 공방을 벌이며 안개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각자의 증인마다 감염과 사망 원인에 대해 다른 분석을 내놓으며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것. 결국 이에 대한 원인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판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3부(부장판사 안성준)는 6일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에 대한 3차 공판을 열고 심리를 진행했다.
지난 2차 공판에서 검찰측 증인으로 질병관리본부 이 모 과장이 나와 의료진의 감염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한 것에 반해 이날은 변호인측 증인인 연세의료원 김 모 교수가 나와 이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검찰과 변호인측 전문가들이 감염 관리 소홀과 사망 원인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은 셈이다.
실제로 이날 변호인측은 시트로박터균 감염 패혈증, 즉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에 대한 제3의 가능성을 확인하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2차 공판과 달리 증인으로 나선 김 교수는 "신생아 사망사건을 보면 시트로박터 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 사망으로 보기 힘들다"며 "임상 의사로 본다면 다른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못박았다.
이어 "외부 오염을 배제할 수 없는 검체로 의학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16일 오후 주사제가 버려지고 17일 아기 대변 기저귀가 포함된 의료폐기물이 수거됐으며 19일 검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검사 결과를 신뢰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지금까지 공판에서 제기됐던 신생아 사망 원인과 감염 관리 문제에 대해 전혀 상반된 전문가 견해를 내놓은 셈이다.
또한 김 교수는 2차 공판에서 질병관리본부 이 모 과장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이 과장이 팁의 용액이 건조됐다는 점에서 균이 사멸돼 배양할 수 없었다는 것에 대해 반박 이론을 제기한 것.
김 교수는 건조 상태가 가장 오래 됐다고 해도 72시간인데 건조에 의한 사멸 가능성이 높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답변하고 주사제 팁에서 나온 균에 대해서도 "정의에 맞지 않으며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에 힘입어 변호인들은 외부 오염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또한 이에 대해 김 교수도 이러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변호인이 법의관의 증언을 빌어 유가족들의 난리 소요가 있었고 감염관리 대책이 필요없다고 판단해 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자 김 교수는 "검체 수거 과정에서 그러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외부 우염 가능성이 높으며 신뢰도도 낮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대변에서 나올 수 있는 균 배양이 많고 외부인들이 왔다 갔다 하며 바닥에 쓰레기통을 쏟아서 검체 수거를 했다면 외부 오염의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지금까지 검찰 측에서 가장 주력해 증명했던 손을 통한 오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가능성을 열어뒀다. 의료진의 가장 유력 혐의 중의 하나가 전기를 맞은 셈이다.
김 교수는 "의료진 손에 의한 가장 큰 감염은 포도상구균이며 이것 때문에 손 소독을 한다"며 "손에서 가장 흔한 포도상구균은 검출되지 않고 시트로박터균만 나왔다면 손으로 인한 오염 가능성은 적으며 분뇨라고 봐야할 듯 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판마다 전문가들이 다른 견해를 내놓으면서 재판부는 김 교수에게 부검감정서 등을 전달하고 감정을 의뢰하기로 했다. 또한 검사측에서 같은 기회를 원할 경우 이를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다음 공판을 11월 13일과 16일로 잡고 김 교수의 감정 결과를 기반으로 감염 경로와 사망 원인에 대해 다시 한번 심리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