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투석이 아닌 투석여과법에 대한 효과가 계속해서 증명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관련 연구의 부족과 보험 적용의 한계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투석 여과 치료에 한계가 있다는 것.
을지대 의과대학 신장내과 김경민 교수는 최근 대한투석협회 추계 심포지엄에서 투석 여과 치료(HDF)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전망했다.
김 교수는 "혈액 투석이 임상 현장에서 말기 신부전 환자의 치료에 도입된지도 70년이 흘렀다"며 "그동안 임상적 눈부신 발전을 통해 말기 신부전은 더이상 죽는 병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환자의 삶의 질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발전을 더해가며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추가 중분자 물질을 제거해 임상 결과가 개선된 새로운 혈액투석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다"며 "특히 2004년 여러 초순수 투석액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더욱 탄력이 붙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가 설명한 HDF, 혈액투석여과법은 과거 투석에 머물렀던 치료를 혈액투석(hemodialysis, HD)과 혈액여과(hemofiltration, HF)의 장점을 합쳐 동시에 진행하는 혈액정화법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우수성이 알려지며 관련 논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세계신장학회지 등에 실린 논문을 보면 HDF가 부작용 감소는 물론 생존율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경민 교수는 "3개의 RCT를 비롯해 수많은 연구들에서 HDF가 기존의 혈액 투석 방식보다 관절통, 소양증, 빈혈, 식욕부진 등 증상 개선에 낫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b2-microglobulin 제거율이 높아지며 투석 중 저혈압이 감소하고 심혈관계 안정성이 크게 높아지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로 인해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HDF가 광범위하게 퍼져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이다.
실제로 일본은 HDF의 효과를 인정해 본격적으로 보험을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제한이 있는 상태다.
김 교수는 "HDF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약 16%만이 HDF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일본 등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권장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국내에서도 추가적으로 환자 군을 대상으로 하는 무작위 제어 임상 연구를 통해 근거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추가로 보험 적용이 이뤄진다면 HDF의 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