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끌어온 호흡기항체 신약 '누칼라'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허가 확대 작업에 차질을 빚게됐다.
국내를 비롯한 주요 허가당국에 12세 이상의 중증 호산구 천식 환자들에는 유지요법으로 적응증을 보유한 상황이지만, 시장 규모가 더 큰 COPD 처방권 진입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관건은 제제가 가진 안전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지적되지 않았지만, COPD 환자에서의 치료 유효성 측면에 물음표가 달린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9월경 예정됐던 GSK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누칼라(성분명 메폴리주맙)의 미국식품의약품청(FDA) COPD 적응증 허가 확대 신청서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신규 인터루킨(IL)-5 길항제 품목으로 작년말 COPD 적응증 확대 신청서가 접수된 상황이었지만, 최근 논의 끝에 "COPD 증상 악화를 막는 유효성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는 자문위원회 논의 결과를 수용해 최종 불허 통보를 내렸다.
결과적으로 COPD 환자에서 증상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의 병용 유지요법으로는 사용길 막힌 것이다.
이번 결정 이전부터 회사측은 FDA로부터 누칼라 승인과 관련한 추가 임상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GSK는 "항체의약품의 허가 확대와 관련해 허가당국과 긴밀한 논의를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에도 FDA는 자문위 논의를 통해 누칼라의 유효성에 추가적인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누칼라가 효과적이라는 임상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16표)이 적지 않게 나온 탓이다.
여기엔 중등증 이상의 COPD 환자에서 악화 빈도를 줄였다는 누칼라의 관련 3상임상 METREX 및 METREO 임상 자료가 모두 포함됐다.
호흡기 항체신약 COPD 진입 어려움 겪어, IL-5 표적약 싱케어 누칼라 파센라 포진
누칼라는 현재 국내에서도, 성인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치료제로 1달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제형으로 2016년 4월 허가를 받고 처방권에 진입했다.
적응증에 따르면 현재 IL-5 길항제로 천식 유발에 관여하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 수치를 감소시키는 추가 유지요법으로 사용이 가능한 상황.
아직 보험급여 목록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종합병원을 위주로 코딩 작업을 점차 확대해가는 분위기다.
때문에 비슷한 호흡기 질환 분야인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한 IL-5 길항제의 유지요법 적응증 확대 신청 작업은 무난할 것으로 관측돼 왔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중증 천식과 COPD 적응증을 동시에 겨냥한 항체의약품을 두고 여전히 혁신신약으로서의 효과에는 의문이 따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특히 누칼라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가 준비 중인 파센라(벤랄리주맙) 또한 COPD 적응증에선 효과에 잡음이 흘러나온다.
8주 1회 피하주사하는 방식으로 기대를 모은 파센라의 경우, 지난 5월 COPD 마지막 임상 결과 증상이 악화된 환자에서 개선효과를 입증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호흡기 항체의약품인 누칼라의 이번 COPD 적응증 승인 결과는 후발 항체의약품의 적응증 확대 작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호흡기 항체신약 시장엔 누칼라와 파센라 외에도 테바 싱케어(레슬리주맙), 노바티스 졸레어(오말리주맙) 등이 포진해 있다.
다만 면역글로불린(lgE)을 타깃하는 졸레어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IL-5에 직접 결합하는 방식이라는 차별점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