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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내과-임상초음파학회 주도권 싸움 악화일로

발행날짜: 2018-09-14 06:00:54

차기 이사장 자리두고 힘겨루기 갈등 심화…결별 여부 관심

내과 개원의사들이 중심이 되는 개원내과의사회가 임상초음파학회가 주도권을 놓고 거센 갈등을 겪으며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차기 이사장 자리를 두고 시작된 갈등이 점차 악화일로를 걸으며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두 학회는 아직 화합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지만 가능할지는 여전히 의문형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오는 15일 임시 총회를 열고 임상초음파학회와의 결별에 대한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실상 임상초음파학회의 태동이자 중요 협력단체인 개원내과의사회를 배척하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결별하고 새로운 학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임상초음파학회는 개원내과의사회가 초음파 교육의 필요성을 느껴 만든 학회"라며 "교수들이 만든 학회가 문턱이 너무 높으니 개원의를 위한 초음파 단체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지금까지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잘 성장해 왔지만 회칙과 평의원회 구성부터 개원내과의사회의 역할 등이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아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이에 대한 개정과 역할 정립을 요구했지만 임상초음파학회가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임상초음파학회의 입장은 이와 좀 다르다. 개원내과의사회가 중요 파트너이며 태동인 것은 분명하나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 임상초음파학회의 주장.

학회가 개원 내과 의사들만을 위한 학회가 아닌데도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더이상 배려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임상초음파학회 이준성 이사장은 "임상초음파학회는 개원 내과 의사만을 위한 학회가 아닌데도 개원내과의사회가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까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최대한 배려할 마음은 있지만 특혜를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상초음파학회 박창영 부이사장도 "개원내과의사회 몇몇 이사들이 학회 일도 제대로 모르면서 학회를 좌지우지하려 하고 있다"며 "학회를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왜 학회 운영에 욕심을 내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이들 두 단체가 극한 갈등으로 몰린 이유는 뭘까. 대다수 관계자들은 차기 이사장 임명권을 둘러싼 주도권 갈등으로 보고 있다. 갈등의 시작이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임상초음파학회는 개원의 중심 학회로 태동한 만큼 개원의와 교수가 번갈아 가며 이사장을 맡아 왔다.

현 이사장을 순천향의대 이준성 교수가 맡고 있는 만큼 다음 순서는 개원의에서 추천할 순번. 하지만 이 자리를 두고 임상초음파학회 전 이사장인 박현철 이사장과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이 서로 다른 인사를 추천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결국 이준성 이사장이 박현철 전 이사장의 추천을 받은 박창영 원장을 부이사장에 앉히면서 개원내과의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주요 파트너이자 학회 창립 기반인 개원내과의사회를 무시한 채 학회 임원들이 평의원회를 장악하고 개원내과의사회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 개원내과의사회의 주장이다.

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거의 모든 학회들이 평의원회 구성 규칙을 가지고 있는데 임상초음파학회는 이마저도 없는데다 모든 상임이사를 당연직 평의원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더욱이 대의원 위임장은 성원을 만들기 위한 장치인데도 의결권을 주면서 위임장을 다수 확보한 한 대의원이 표결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평의원 구성도 총 80명의 평의원 중 교수가 40명, 개원의가 40명인데 개원의 상임이사 20명이 평의원이 되니 사실상 이사장과 상임 이사들이 학회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구조"라며 "이를 개선하고자 이에 대한 정리과 재정립을 요청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상초음파학회는 개원내과의사회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원내과의사회 회장들이 항상 학회 회장으로 추대되는 등 그동안 충분히 개원내과의사회의 의견을 대우했는데도 평의원 선정부터 대의원회 재구성까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창영 임상초음파학회 부이사장은 "왜 의사들끼리 정치를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개원내과의사회 상당수 임원들이 학회 일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인데 평의원회 등을 지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학회가 하는 일은 에비던스를 만드는 일인데 개원내과의사회가 과연 이런 것들을 만들어낼 수나 있느냐"며 "몇몇 강성 이사들이 학회도 잘 모르면서 욕심만 내고 있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개원내과의사회와 임상초음파학회가 극한 갈등을 겪으면서 사실상 결별 수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개원내과의사회 임시 총회가 계획된 이상 돌이키기는 이미 늦은 이유다.

문제는 이 두 단체가 결별했을때 양쪽 모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과연 이 두 단체가 어떻게 이를 수습할지가 관심사다.

개원내과의사회는 예고한대로 초음파 교육과 정책 대응을 위한 또 다른 학회를 창립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또한 임상초음파학회는 그동안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해왔던 개원내과의사회와의 결별로 이를 다시 구성해야 하는데다 수천명의 회원 탈퇴도 각오해야 한다.

A의사회장은 "학회가 성장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갈등 중 하나인데 두 단체의 경우는 너무 크게 문제로 터진 것 같다"며 "결별하게 되면 두 단체 모두 큰 타격이 불가피한데도 결국 자존심 싸움으로 가는 것 아니겠냐"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