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관리협회 등에서 시작된 불법, 편법 환자 유치 경쟁이 이제는 광범위하게 퍼져가고 있다. 정부가 나설 때가 됐다."
대한검진의학회가 건강검진 환자 유치전 과열에 우려를 보내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시장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검진의학회 김원중 회장은 16일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일부 검진기관들의 도 넘은 환자 유인 행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시장 질서가 완전히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검진의학회는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 시작된 환자 유인 경쟁이 점점 불법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환자들의 검진 정보를 이용해 무단으로 우편을 보내며 환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행태가 점점 더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검진의학회 이욱용 고문은 "특정 지역에 검진 대상자들에게 무더기로 우편을 보내고 환자가 전화를 하면 검진일과 장소를 안내한 뒤 경동맥 초음파를 무료로 해주겠다는 식으로 환자를 유인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건강관리협회 등만이 이런 행태를 보여 문제가 됐는데 이제는 준종합병원 등도 이를 따라하며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건강관리협회에 전직 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찰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다보니 아무리 신고를 해도 일부 벌금형만 나오기 일쑤"라며 "그러다 보니 일부 검진센터와 종합병원들도 혈안이 되서 이들의 방법을 따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검진의학회는 이러한 행태를 보건복지부에 전달하며 이를 바로잡아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고문은 "예전에는 일부 기관에 지적을 했지만 이제는 너무 노골적이며 광범위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복지부에 해결 좀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불법 행태들을 배워가며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공론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개정된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대한 개선도 아울러 촉구하고 있다. 고지혈증 검사 주기가 4년으로 연장된 것은 의학적으로 문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장동익 검진의학회 고문은 "지금도 검진 수검률이 70%에도 못미치는데 자칫 한번 검진을 놓치면 8년에 한번 고지혈증 검사를 받게 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고지혈증이 악화되고 심혈관 질환 등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용역을 진행하면서 LDL이 아닌 총 콜레스테롤만 가지고 연구를 하다보니 4년 주기라는 말도 안되는 결과가 나왔다"며 "건보 재정을 아껴야 하는 정부 입장도 이해를 하지만 그 비용을 아끼려다 심혈관 질환으로 무더기로 재정이 투입되는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