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재택케어는 시설케어에 비교해 저렴하지 않다. 특히 중증 장애 고령자에서는 재택케어 비용 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 중인 커뮤니티케어의 벤치마킹 모델인 일본 지역포괄케어가 의료비가 절감효과가 있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일본복지대학 니키 류 명예교수(Dr. Niki Ryu‧사진)는 최근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를 찾아 '일본의 지역포괄케어'를 설명하며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일본의 지역포괄케어 모델은 고령자가 가능한 정든 지역에서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요양, 예방, 주거 및 자립적인 일상생활의 지원이 포괄적으로 확보되는 체계를 말한다.

특히 일본의 지역포괄케어는 복지부를 주축으로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커뮤니티케어'의 벤치마킹 모델이기도 하다. 실제로 복지부는 의료전달체계와 요양병원 및 지역포괄케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6월 직접 일본을 다녀오기도 했다.

니키 류 교수는 "후생노동성의 목표는 지역포괄케어와 지역의료구상으로 환자를 병원에서 지역‧재택으로 옮기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공식적으로 자택 사망률이 높아진다거나 의료‧복지비가 감소한다고 말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정부가 추진 중인 커뮤니티케어의 벤치마킹 모델인 일본의 지역포괄케어 모델의 경우 의료비 절감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케어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국내 전문가들은 도입의 이유로 의료비 절감을 주된 도입 이유로 설명하고 있는 상황.

니키 류 교수는 "1980년대 전반까지는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지역포괄케어의 전신인 '지역‧재택케어'에 의해 질 향상과 비용 절검을 모두 달성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당시는 이를 실증했다고 하는 연구까지 발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니키 류 교수는 "그러나 1980년대 후반 이후에 수많은 실증연구에 의해 지역‧재택케어는 시설케어에 비교해 비용이 저렴하지 않다는 점, 특히 중증의 장애 고령자에서는 재택케어에 비용 쪽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결과, 재택케어가 저렴하지 않다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인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니키 류 교수는 한국 정부가 커뮤니티케어 도입과 동시에 입원 억제책을 쓸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니키 류 교수는 "일본도 80년대에 지역포괄케어를 실시할 경우 의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논리가 있었다"며 "이러한 논리가 가능했던 건 며느리가 공짜로 (시댁 돌봄)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동을 이제는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은 세계 최고 속도다. 이전에는 유교사상이 있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신화같은 이야기"라며 "한국 관료도 실제 상황에 대해 잘 알 것이다. 지역포괄케어에 따른 의료비 절감은 몇 년 지나면 주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