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궤양제 덱실란트(성분명 덱스란소프라졸)의 '결정형' 특허와 관련 '무정형'을 들고 나온 국내 제약사 4곳이 특허 회피에 성공했다.
벤즈이미다졸 화합물 결정과 (R)-또는 (S)-란소프라졸의 결정 두 특허를 한번에 회피한 것으로 남아있는 제제 특허 우회 여부에 따라 제네릭의 조기 출시 가능성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최근 특허심판원은 덱스란소프라졸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은 특허 제 407847호의 특허청구범위 제 3 항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심결을 청구한 4개 제약사에 청구 성립을 판결했다.
해당 특허의 존속기간 최종 만료일은 2021년 3월 8일로 항궤양 작용을 나타내는 벤즈이미다졸의 (R) 이성질체를 결정화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무정형의 불안정한 상태의 덱스란소프라졸 성분을 결정으로 만들어 안정화 하기 위한 것.
특허권자안 다케다는 특허 3항에 결정형이 들어있는다는 점을 근거로 주성분 원료가 덱스란소프라졸 무정형이라고 하더라도 제제화 과정에서 결정형으로 전환될 수 있고, 무정형은 안정성이 낮아 의약용도로 사용될 수 없으므로, 제제화된 경우 결정형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무정형의 덱스란소프라졸이 결정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덱스란소프라졸의 무정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무정형인 경우 결정형 조항인 3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심판원은 무결정 제제가 오리지널 의약품과 생물학적 동등성을 갖지 않는다거나 의약품으로서 사용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하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없고, 제제화 과정에서 결정화된다는 것도 근거가 없다며 국내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청구 성립을 얻어낸 제약사는 ▲한국휴텍스 ▲바이넥스 ▲구주제약 ▲프라임제약으로 지난 5월 유한양행과 삼아제약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 제약사는 무정형을 이유로 결정형과 관련된 또 다른 특허 허들도 회피에 성공했다.
(R)-또는 (S)-란소프라졸의 결정 관련 제1항, 제3항, 제5항 및 제7항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아니한다는 국내사의 청구에 특허 심판원은 청구성립을 심결했다.
해당 발명은 C1-4 알킬 아세테이트 용액으로부터 (R)-란소프라졸 또는(S)-란소프라졸 결정의 제조 방법에 관한 것이다. 이 방법에 따라, 저장 안정성이 우수한 (R)-란소프라졸 또는 (S)-란소프라졸의 결정을 효율적으로 공업적 대규모로 제조할 수 있다.
특허권자 다케다는 결정형인 경우 특정 결정 피크가 관찰돼야 한다고 했지만 심판원은 국내 제약사의 제제는 무정형이기 때문에 피크 관찰 여부와 상관없이 해당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국내 제약사가 무정형을 내세워 덱실란트 결정형 특허를 무력화했지만 아직 제네릭 출시까진 2024년까지 유지되는 제제 특허 회피 여부가 관건이다.
한편 유한양행은 덱스란소프라졸 성분 덱시라졸캡슐(30mg 497원, 60mg 788원)로 10월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면서 퍼스트제네릭 진입을 목전에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