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들이 일종의 임직원 복지 혜택으로 제공하던 직원과 가족, 지인 할인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환자 유인 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해지면서 혹여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사안들을 자체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A성형외과병원 원장은 24일 "예전에는 직원과 가족은 50%, 직원 소개로 오면 20~40%씩 할인혜택을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모두 없앴다"며 "유명 블로거나 소셜네트워크 사용자들에 대한 혜택도 모두 차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자칫 잘못하면 이러한 혜택이 환자 유인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공연히 문제가 생길까 우려해 아예 할인 항목 자체를 모두 없애버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비단 A병원만의 상황은 아니다. 병원급은 물론 규모가 있는 대형 의원급 의료기관들도 최근 모두 할인 혜택을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환자 확보는 물론 직원들에 대한 일종의 복지 혜택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혹여 모를 불상사가 있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의료법 제88조 1항에 따라 의료기관이 환자 유인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B피부과 원장은 "네트워크 내에 직원 할인을 포함해 모든 할인 혜택을 없앴다"며 "차라리 지점별로 완전히 비급여인 항목들을 서비스 형태로 넣어주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일부에서는 경쟁 병의원에서 일부러 이를 문제삼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며 "할인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상당히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굳이 문제 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을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대부분 직원, 가족 할인 등이 진료, 치료, 시술비의 50% 등 정률제로 정해져 있어 문제가 되는 소지가 있는 만큼 차라리 100만원의 진료, 치료, 시술을 받는다면 50만원을 할인해 주는 대신 50만원어치 완전한 비급여 시술을 더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B패부과 원장은 "굳이 할인을 해줘서 문제가 될 바에는 차라리 서비스로 완전한 비급여 추가 항목을 넣는 것이 안전하다"며 "재료비 등이 크게 추가되지 않는 항목이면 오히려 원장 입장에서도 더 부담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사안별로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일률적인 판단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자 유인 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직원이냐 가족이냐 지인이냐가 아니라 본인부담금에 대한 것"이라며 "100%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의 자율적인 결정에 따르는 부분인 만큼 설사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간혹 문제가 되는 부분은 30%, 50% 등 정률제로 할인하는 부분에 급여 항목이 포함돼 있을 경우"라며 "이러한 부분을 세세하게 챙기지 못했을 경우 문제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예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