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는 지난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후쿠오카 요양병원과 재활병원, 급성기병원 등을 방문해 초고령 사회에 대응하는 일본 의료계 변화를 현장 취재했다. 이번 일본 취재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 희연병원 이사장) 주최 전국 요양병원 관계자 38명이 참석한 제72차 일본 병원 현지연수 동행으로 이뤄졌다. -편집자 주-
[1] 전 병실 1인실 등 환자중심 아리요시병원
[2] 40년간 재활 집중 세이아이 리하빌리테이션병원 [3] 급성기부터 노인홈까지 변신하는 사가기념병원
초고령사회 일본 병원들도 몸살을 앓고 있다.
증가하는 노인 인구 대비 생산인구 감소와 한정된 재정 그리고 대도시 인구 집중화.
한국 사회가 우려하는 보건의료계 미래와 너무도 유사하다.
일본 병원 현지연수의 마지막 코스인 후쿠오카 사가기념병원은 일본 의료계의 감추고 싶은 민낯을 보였다.
사가시현에 위치한 사가기념병원은 지역밀착형 거점병원으로 의료와 보건, 복지를 총망라한 복합체이다.
쉽게 말해, 급성기 병동부터 요양병동, 재활병동 그리고 노인요양시설까지 모두 갖췄다.
사가기념병원은 매년 건물을 하나로 증축해 ‘사가기념병원 거리’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지역병원답게 넒은 부지를 십분 활용한 병원 건물은 고층 빌딩식 한국 대형병원과 다른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왔다.
사가기념병원 임원진은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일본 병원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전달했다.
유치타 이사장(의사)은 "사가기념병원은 의료 병동과 개호 병동, 요양병동 등을 운영한다. 개호보험 재활치료는 재택복귀율 30%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기준을 유지하지 못하면 수가 가산은 없다"면서 "당연히 필요 이상의 치료는 줄고, 수익은 감소한다"고 말했다.
사가기념병원이 운영 중인 노인홈은 복지 시설로 모두 1인실이며, 별도 운영하는 노인형 아파트는 국가 지원 없이 전액 본인부담이다.
사가기념병원은 왜 이렇게 많은 병원과 시설을 운영할까.
유치타 이사장은 "노인홈도 여러 가지 모형이 있다. 병원 적자 경영을 감안해 다양한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병원 측은 이례적으로 2017년 결산보고 결과를 한국 연수단에게 공개했다.
노인요양시설과 노인홈, 노인형 아파트 등 복지 시설만 연간 2천 만엔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참고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노인홈은 의료진과 함께 생활하는 공동생활 방식과 외진 곳 독립생활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특별양호 방식 등 다양하다.
유치타 이사장은 "병원을 포함한 법인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현재 은행에 이자만 갚고 있는 상황이다. 대안으로 검진센터를 증축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지역병원의 경영악화는 사가기념병원만의 얘기가 아니다.
사가시현 신문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지역 기업체 순위 100위안에 병원 수가 급감했다.
사가기념병원은 2015년 20위에서 2016년 70위, 2017년 100위 밖으로 밀려났다.
2006년 기업체 100위에 속한 지역병원은 15개에서 2016년도 5개로 줄었다.
유치타 이사장은 "노인층 타깃 치료는 무리가 있다. 검진센터 증축을 통해 경영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노인홈 운영도 종합적 형태로 환자 수 증가를 위해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업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재활치료 재택복귀율 30% 기준 도달 시 지급하는 수가가산도 병원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유치타 이사장은 "재택복귀율과 중증도, 재원일수 등에 기인한 수가 가산과 삭감 그리고 지역병상 총량제는 병원 경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일본 지역병원이 직면한 현실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