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이 건강검진 시즌을 앞두고 검진 기관간 환자 유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부분 11월과 12월에 수검자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해 10월부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유치전에 돌입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말을 앞두고 건강검진 기관간에 환자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A검진기관 관계자는 "검진기관들이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드는 시즌이 있다"며 "환자가 가장 적은 1~2월과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는 9월~10월 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 수검자들이 건강검진을 미뤄두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 되서야 검진을 준비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라며 "최근 의원급 검진기관이 크게 늘어난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검진기관들은 기존 가격에서 대폭 할인된 금액으로 환자들을 유혹하며 본격적인 유치전에 돌입하고 있다.
기관별로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비용을 할인하며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것.
검진시설과 인력에 대한 고정비가 일정하다는 점에서 차라리 할인을 해서라도 수검자를 한명이라도 더 받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또한 MRI나 CT 등 비급여 항목들을 검진에 무료로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기관들도 많다.
일부에서는 가족이나 단체 고객을 잡기 위해 가족이 참여하는 3, 4인 패키지 상품을 개발하거나 10명 이상이 검진을 받을 경우 서비스 품목을 대폭 강화한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B검진기관 관계자는 "워낙 많은 기관들이 유치 경쟁을 하다 보니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일부 대학병원급 기관 외에는 어쩔 수 없이 할인 행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이윤을 최대한 줄여서라도 한 명이라도 더 받는 것이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특히 최근 고객들은 검진 장비 뿐 아니라 인테리어 등 외적 요인들도 상당히 주의깊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고가 장비를 들여놨으니 패키지라도 묶어서 최대한 돌려야 하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이처럼 검진기관간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나친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경쟁의 과열이 검진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수검자의 동의없이 무작위로 우편과 문자를 보내거나 할인 전단을 뿌리는 것을 비롯해 덤핑 양상까지 벌어지면서 검진의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다.
대한검진의학회 관계자는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덤핑을 치다 보니 무자격자가 검사를 진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가를 낮추는 곳이 늘고 있다"며 "문제가 될 경우 검진 시장 전체를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불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일부에서는 초음파를 넘어 내시경까지 무자격자가 하는데다 당연히 소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곳이 수두룩 할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라며 "검진서비스의 질 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자정 기능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