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법 개정안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연구원에서 의료기관 대리 청구를 제안해 파장이 예상된다.
실손보험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데도 국민들이 이를 건건이 청구해야 하는 방식에 머무르고 있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만큼 의료기관 전산 청구를 대안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8일 '실손의료보험금 미청구 실태 및 대책' 보고서를 통해 실손보험 청구를 의료기관 전산심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수석 연구원은 "실손보섬은 2018년 상반기 현재 20세 이상 성인 남녀의 77.3%가 가입돼 있다"며 "범 국민적 보험으로 성장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체계상 설계사 대리청구가 52.2%, 팩스 22.1%, 직접 방문 13.6%에 달하는 등 단순 업무에 청구자의 불편과 시간 소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서비스 이용량이 늘면서 보험금 청구 사유가 빈번해지고 있지만 불편한 청구 문제로 인해 제대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연구원의 지적.
피보험자가 건건이 청구를 진행해야 하는 불편함으로 제대로된 보험 서비스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2018년 상반기 6개월 동안 20세 이상 피보험자가 치료 목적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횟수가 100명당 7회에 달한다"며 "외래는 100명당 95회, 약 처방은 100명당 98회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가 입원의 경우 4.1%, 외래는 14.6%, 처방약은 20.5%에 이른다"며 "미청구의 이유는 90.6%가 소액이어서, 5.4%가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결국 수작업으로 청구를 진행해야 하는 문제가 발목을 잡아 피보험자들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험연구원은 피보험자가 진료비를 의료기관에 지급하면 기관이 보험금을 전산으로 청구하는 체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개별 요양기관과 보험회사간 계약 하에 모바일 앱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체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든 보험회사와 요양기관간 계약이 필요하므로 대중화가 어렵다"며 "또한 청구 체계 개선이 있더라고 구축, 운용, 행정 비용 등이 과도하게 소요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따라서 피보험자가 진료비를 요양기관에 지급하면 기관이 이를 대리해 보험회사에 전산으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체제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전산 체계 구축 비용을 최소화하고 비급여 부분의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대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