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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반론 불구 여론 냉담 "근본적 명분 필요"

발행날짜: 2018-10-13 05:00:59

온라인 토론회서 압도적 찬성론…"국민 눈높이 맞춰 생각해야"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반론에 나섰지만 여론은 냉담했다. 온라인 토론회에서 압도적인 찬성론이 쏟아진 것.

특히 국민들이 의료계가 내놓은 명분과 주장을 전혀 납득하지 못한 채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근본적 명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경기도는 12일 온라인을 통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의료계를 비롯해 환자,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경기도의료원 수술실 CCTV 철치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의료계는 의사의 인권과 수술 녹화 영상 유출문제, 집중도 저하 등을 이유를 들며 수술실 CCTV 설치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의사 8천명을 조사한 결과 60%가 수술실 CCTV를 설치하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며 "단 몇 건의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해 수많은 수술이 소극적으로 이뤄진다면 결국 국민들의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의사도 의사이기 이전에 국민이며 인간"이라며 "부당노동 행위와 인권 침해 소지도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토론회가 생방송으로 이뤄진 경기도 공개 영상외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카카오TV 등 다양한 채널에서는 의료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뤘다.

대다수 시청자들은 의료계가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일각에서는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시청자는 "그렇게 집중도가 중요해서 수술실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셀카를 찍느냐"며 "음악을 들으며 셀카를 찍는 것은 집중도를 높이고 CCTV는 집중을 흐트리나보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시청자는 "의사들의 인권을 위해 CCTV를 달지 말라는데 알몸으로 누워있는 환자를 성추행하는 의사로부터 환자의 인권은 어떻게 지켜야 하느냐"며 "아무리 얘기를 들어봐도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상당수 시청자는 이재명 지사와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의 발언에 지지를 보내며 찬성론을 펼치기도 했다.

수술장면 유출과 소극적 수술에 대해 안기종 대표가 "환자들이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피해를 입더라도 CCTV를 달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은 그를 넘어서는 불안한 행위들 때문"이라고 반박하자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지지를 보내며 댓글창 등을 통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이재명 지사가 "수술이라는 것은 의사와 환자의 계약인데 돈을 지불하는 쪽에서 계약 수행 내용을 알 수 없는 것은 불균형하지 않느냐"고 되묻자 '역시 이 지사답다', '할말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의료계가 수술실 CCTV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근본적인 명분을 쌓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단순히 인권과 유출 우려 등으로는 국민들을 비롯해 나아가 정치권 등을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명 지사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대표들과 시정자들이 던진 질문들은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실제로 CCTV가 설치되면 의사의 소극적 수술로 환자가 피해를 본다는 주장에 대해 환자단체는 '그럼에도 원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환자가 그런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CCTV 설치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외통수 질문이다.

CCTV가 의사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에도 그렇다면 진료실과 응급실 등에는 왜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문제삼지 않느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응급실에 주취자의 폭행 등에 방어하기 위해 CCTV를 달면서 환자를 방어하기 위한 CCTV는 안된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계가 주장한 대리수술 등은 극도로 일부의 문제이며 이를 막기 위해 CCTV를 다는 것은 침소봉대라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질문에 답변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5천만명의 인구 중에 범죄자는 극소수 인데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국민들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의해서다.

의사와 환자간에 신뢰를 무너트린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는 한 입으로 의사들이 CCTV를 설치해준다면 더욱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CCTV를 설치한 의료기관이라면 당연히 그 곳으로 가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결국 국민들이 바라보는 CCTV와 의사들이 바라보는 CCTV간에 관점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 의사의 관점에서 명분을 제시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관점에서 그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의학회 임원을 지낸 원로 A원장은 "의료계가 주장하고 있는 의사의 인권 문제나 신뢰 하락 등은 국민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며 "대리수술이 불안해 자신이 예약한 의사가 들어와서 수술했는지만이라도 확인하겠다는 요구에 '그래도 의사를 믿어라', '의사도 인권이 있다'는 말을 하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의사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있는 지금 이러한 반론과 명분은 오히려 반감만 더 키우기 쉽상"이라며 "차라리 국민들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자정활동을 위한 대안과 스스로의 채찍질을 강조하며 수련의 문제점 등을 제시하는 것이 오히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