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사회가 독립 권한을 이유로 대한의사협회의 통합 중재안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의사회의 최상위 기관인 의협의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결국 의사회의 갈등 봉합보다는 자신들의 권한을 지키기 위한 방법만을 찾고 있다는 지적이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14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산부인과의사회 통합 논의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김 회장은 "대한의사협회가 마련한 산부인과의사회 통합 설문 조사는 우리가 아니라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요청으로 의협이 전문가 검토를 거쳐 마련한 것"이라며 "그렇기에 일부에서 부정적 이야기가 있었지만 우리도 수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의사회는 회원이 주체인 만큼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근본적 취지와 의사회 최상위 단체인 의협의 결정은 받아들여야 한다는 판단으로 설문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의협은 산부인과학회와 산부인과의사회,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가 참여한 회의를 주관하고 산부인과 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통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과연 회원들이 산부인과의사회의 통합을 원하는지, 통합에 찬성할 경우 직선제 선거를 원하는지, 또한 그렇게 된다면 직선제 선거 시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물어 결과에 따라 통합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의협의 직권이다.
그러나 막상 설문조사를 앞두고 산부인과의사회가 이에 대한 거부를 암시하면서 통합 논의는 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
실제로 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최근 "의협이 의사회 통합을 두고 회원 설문조사를 추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설문조사는 이미 의사회 내부에서 실시한 것으로 의협의 조사 또한 무의미하다"고 발언했다.
또한 그는 "의협이 물론 의사회 상위 기관이지만 단체의 존립이나 회무에 간섭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의사회가 의협의 하위기관이라도 자체적인 독립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의협의 중재안과 통합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발언이다.
이를 두고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회원들이 통합을 원하는데 이를 거부한다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이기주의 외에는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동석 회장은 "대한의사협회와 산부인과학회까지 나서 통합 안을 마련했는데 이를 거부한다는 것은 의협과 학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강한 페널티를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통합이 결정된다면 직선제 산부인과학회는 언제든 집행부를 해산하고 산부인과 의사들이 하나가 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회원들이 통합을 결정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통합이 결정되더라도 2020년에 이를 추진하자는 주장도 말이 되지 않는 얘기라고 못박았다. 결국 회장과 임원들이 2년간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비난이다.
이동욱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장은 "이번 설문조사의 핵심은 의사회의 주인인 회원들의 뜻을 묻는 것"이라며 "누구라도 회장 선거에 출마해 회원들의 투표로 통합 회장을 선출하자는데 어떻게 이의가 있을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회원들이 의사회 통합과 통합 회장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기득권을 내려놓고 통합에 힘을 쏟아야 한다"며 "2년을 미루겠다는 것은 결국 회장과 임원들이 2년간 더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이뮤밖에는 안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