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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 정치적 포퓰리즘 산물…기존 인프라 활용하자"

발행날짜: 2018-10-16 06:00:50

의협 토론회 통해 공공의료 활성화 대안 제시…공공의대 문제점 거듭 지적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학교육 전문가들은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는 대신 공공의료 역할과 동시에 일차의료 교육기관 역할을 담당할 '(가칭)공공의료 스몰 유니트(Small Unit')를 제안했다.

또 은퇴의사 인력을 공공의료에 투입하거나 현재 의과대학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강석훈 전문위원
대한의사협회는 15일 의협 임시회관 회의실에서 '바람직한 공공의료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이 왜 필요한지 혹은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짚어보고 공공의료 활성화 대안은 없는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의대의전원협회 강석훈 전문위원(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은 공공의료대학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강 전문위원은 "공공의료대학원의 졸업생 수가 제한적이고 장기간 근무 의무화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는 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며 "향후 지역사회 내 공공과 민간의료기관과의 관계를 고려한 정책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별도의 공공의료 교육기관을 둘 게 아니라 민간의료기관에 공익적 역할을 부여해 (가칭)'스몰 유니트'를 통해 맞춤형 공공의료를 구현하고 일차의료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공공의료대학원은 타 대학과 인적교류가 어렵고 인력순환이 불가능하지만 기존 민간의료기관에 공공의료 역할을 부여해 운영할 경우 인적 교류가 원활하고 인력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서경화 책임연구원은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은 정치적인 포퓰리즘의 산물"이라며 "의대신설 대신 기존의 의대 및 자원을 활용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면 충분히 해결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서 책임연구원은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제퍼슨 의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 성공사례를 통해 기존 인프라의 활용 방안을제시했다.

지난 1974년 제퍼슨 의대는 시골지역에서 성장한 의대 지원자 중 의료취약지 내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원자를 선택적으로 선발해 양성했다.

공공의료대학원과 다른 점은 신규 대학을 설립하지 않고 기존의 의대에 해당 과정을 이수할 지원자를 별도로 모집해 키웠다는 점.

서 책임연구원은 "지난 74년 도입한 제도이지만 최근까지도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며 "미국 전역에 이와 같은 모델을 통해 시골의사 수가 배가 됐으며 앞으로도 시골의사를 더 배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윤태영 부원장은 "4년간 교육을 통해 적합한 인재로 양성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과 이상은 괴리가 있다"며 "의학전문대학원만 보더라도 입학 당시와 달리 졸업을 할 때가 되면 현실적인 고민을 하게 되면서 취지와 달리 운영을 하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김영창 원장은 "정부는 지방 의료기관에 왜 인력수급이 안되는가에 대한 고민없이 공공의료대학원이 마법의 탕약처럼 발표했다"며 "지역이기주의에 기반한 정치적 결정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서남의대 사태를 기억해야한다. 제대로된 대학을 설립하려면 위치부터 학생모집, 교육과정 및 시설여건, 교수 확보 등 해결과제가 간단치 않다"며 "선진국도 평가인증을 통과한 경우에만 학생 모집을 허용하듯 준비없는 의대설립은 자칫 부실 교육만 양상할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