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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유족·환자단체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하라"

이창진
발행날짜: 2018-11-22 12:00:43

국회 기자회견, 법안 상정·심의 압박…"대리수술, 환자 불신 가중 불법행위"

의료사고 관련 피해자와 환자단체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를 위해 국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의료사고 피해자 및 유족과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소비자단체는 22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를 촉구했다.

이날 의료사고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지난 5월 부산 정형외과 의원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에게 무자격자 대리수술을 시킨 후 환자가 뇌사에 빠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국립중앙의료원과 군병원에 이어 파주 모 병원까지 무자격자 대리수술로 환자가 사망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고 설명했다.

이들은 "무자격자 대리수술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공범관계이기 때문에 내부자 제보도 거의 불가능하다. 의료기관 입장에서 인건비가 비싼 의사 대신 무자격자인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을 시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의료기관 구태를 비판했다.

특히 "경찰에 적발되더라도 의사는 벌금형 등 가벼운 형사처벌을 받으며 면허도 6개월만 정지되고 그 이후 진료를 계속할 수 있다"면서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실 CCTV 설치다.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도 있지만 범죄 예방 효과가 큰 것도 사실"이라며 법제화 당위성을 제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여야의 국정조사 합의로 21일 오후 열리는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환자 동의 하에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등 법안 상정에 이어 조속한 법안 심사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은 "경기도가 지난 10월부터 경기도의료원 산하 안성병원에 수술실 CCTV 설치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의사협회는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의사의 직업 수행 자유를 침해하고, CCTV 영상이 유출되면 의사와 환자에게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우려된다며 CCTV 철거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피해자와 환자단체는 의사협회 주장을 반박하면서 "무자격자 대리수술은 의사면허제도의 권위를 추락시켜 의사에 대한 환자의 불신을 가중시키는 불법행위다. 의사협회는 수술실 CCTV 설치를 수용하고 안전하고 인권이 존중되는 수술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환자와 소비자단체는 무자격자 대리수술 근절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정부와 국회에 세 번이나 요청했지만 국회는 아직까지 관련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고 보건복지부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대리수술 근절을 위해 국회는 수술실 CCTV 설치 법제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