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대회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케이캡이 주목받으면서 양성자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시장을 잠식할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PPI 제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느린 약효 발현 시간, 야간 산분비 억제 실패, 약물 상호 작용 등의 미충족 욕구가 P-CAB에서 충족된 만큼 PPI 계열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는 게 핵심이다.
46여개국의 약 4000여 명의 소화기학 의료진들이 모이는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술대회(APDW2018)가 최근 국내에서 개최됐다.
처음으로 프로톤펌프의 구조와 기능, PPI에 의한 억제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거의 모든 PPI 제제 개발에 관여한 조지 삭스(G. Sachs) 교수 등이 참석,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수 십년간 PPI 제제가 사용됐다는 점에서 세대 교체 후보로 거론되는 약물을 집중 조명했다.
독일 Otto von Guericke 대학 피터 말퍼타이너 교수는 "PPI 제제들은 오랜기간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며 훌륭한 역할을 했지만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있어왔다"며 "느린 약효 발현, 불충분한 야간 산분이 억제, 식이 영향, 부족한 헬리코박터 제균 효과, 개인간 약효 차이 등이 주로 단점으로 거론된다"고 밝혔다.
말퍼타이너 교수는 "PPI는 약효발현이 늦기때문에 pH4 이상 유지하는 시간이 불충분하다"며 "에소메프라졸 40mg을 건강한 사람에게 투여했을때 pH4 미만으로 유지되는 비율이 복용 1일차에 90%, 3-5일이후에야 40%에 이른다"고 느린 약효 발현 시간을 지적했다.
이어 "특히 야간산분비(NAB) 효과는 더 떨어지며 복용 3-5일차가 돼도 pH4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간 비율이 62%에 달한다"며 "CYP2C19 대사의 영향을 많이 받기때문에 빠르게 대사되는 유형(RM;rapid metabolizer)인 경우 4배 용량을 쓰더라도 효과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PPI의 효과가 떨어지므로 유효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QID투여(1일 4회투여)를 고려해야 하는 등 PPI의 경우 위산에 의해 활성화되는 전구약물 특성상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ylori )분야 국내 최고권위자인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PPI 대비 테고프라잔이 가지는 장점' 발표를 통해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은 CJ헬스케어가 10년간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얻고 출시 대기 중인 품목.
김나영 교수는 "반면 P-CAB은 프로톤펌프를 활성화할 필요가 없는 등 PPI와 작용 기전이 달라 PPI에서 거론되는 주요 단점을 대부분 극복했다"며 "테고프라잔을 포함한 P-CAB은 높은 클래리스로마이신 내성을 보이는 국내 헬리코박터에도 제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치료제"라고 평가했다.
김나영 교수는 "테고프라잔은 가역적인 작용을 하기 때문에 8주까지 고가스트린혈증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새로운 작용 기전과 특성을 가진 테고프라잔 등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덧붙였다.
'2018년 GERD치료에 있어 새로운 진단접근과 관리' 주제로 진행된 강의에서도 P-CAB이 거론됐다.
특히 4번째 연자였던 조지 삭스(G. Sachs) 교수는 처음으로 H+,K+ ATPase와 프로톤펌프의 구조와 기능 등을 처음으로 규명, PPI의 개발에 관여한 'PPI의 아버지'로 불리는 학자. 그 역시 세대 교체의 차세대 주자로 테고프라잔을 지목했다.
조지 삭스 교수는 "테고프라잔은 첫날부터 투여 1시간 이내 위내 pH를 빠르게 높이며 7일차에서는 pH 4 이상 유지시간이 70%에 달했다"며 "아침과 저녁에 모두 투여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헬리코박터 제균을 위한 삼제요법의 치료 실패율이 30% 정도이고 아목시실린 내성은 1% 보고된다"며 "헬리코박터는 산도 3.0 이상에서 분열 증식하지 않으므로 산도가 충분히 높지 않은 경우 아목시실린 내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테고프라잔은 산도 유지(pH 4 이상) 유지율이 첫날에 54.5%, 7일째에 68.2%로 제균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에 위산 관련 질환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이며 제균 요법에 있어서도 1000mg 아목시실린과 병용 투여시 치료 효과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지 삭스 교수는 "P-CAB 계열은 효과가 빠르며, 장용코팅할 필요가 없고(No Enteric Coating),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 가능하며, 1일 2회 투여 시 위내 산도가 24시간 동안 pH 6 이상 유지 가능 등의 장점이 있다"며 "소화성 궤양, 위식도역류질환, 헬리코박터 제균에 보다 좋은 선택 약물"라고 평가했다.
세계최고의료전문가 100인에 선정된 최석채 교수는 P-CAB을 복용편의성 측면에서 접근했다.
최석채 교수는 PPI에대해서 반감기가 짧아 24시간 위산 컨트롤이 불가능하며, 그렇기 때문에 야간 산분비 억제율 저하와 음식물 상호작용 영향이 환자의 복약순응도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면 케이캡은 발현이 빠르고, 긴 작용으로 야간 산분비 증상을 해결하며, 가역적인 작용을 하기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일련의 과정이 환자의 복약순응도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QOL) 향상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