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중등도 환자로 제한됐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의 보험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현행 보험 급여 혜택 환자가 종전 대비 20~3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 피레스파정은 제네릭 진입으로 38% 약가가 인하됐던 만큼 환자 수요 증가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고, 제네릭 발매 제약사들은 고용량 발매 등 시장 점유율 제고에 대응 채비를 갖췄다.
9일 의료계,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 경-중등도 환자로 제한됐던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의 보험급여 기준이 초기와 중증 이상 환자에게도 확대되면서 급여 대상 환자의 증가가 예상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급여 개선 의견서를 제출한 간질성폐질환연구회는 급여 확대를 통해 보험 혜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제갈양진 간질성폐질환연구회 총무이사(울산대병원)는 "후행 연구를 토대로 급여 기준이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초기에서 중증 이상까지 허용하는 방안으로 결론이 나 기쁘다"며 "병원이나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20% 이상 혜택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노력성 폐활량(FVC) 및 일산화탄소 확산 능력(DLco)과 관련한 인정 기준이 완화됐고, 6분 보행검사도 요건에서 제외돼 FVC 예측치 90% 이하이거나 DLco 예측치 80% 이하의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이면 건강보험 급여가 가능하다.
제갈양진 교수는 "개정 규정을 통해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들 대부분을 급여 대상자로 포함할 수 있게 됐다"며 "병을 지연시킨다는 목적에서 초기나 중증 이상에도 치료제 사용이 절실했다"고 밝혔다.
폐섬유증 환자는 전국 6000명 안팎이다. 보통 절반 이하만 보험이 적용됐지만 기준 완화로 20~30% 정도 환자군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일동제약 피레스파의 경우 작년 2017년 유비스트 기준 154억 매출에서 38% 약가 인하 이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61억원으로 감소한 만큼 매출 회복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피레스파의 약가 인하 이후 매출이 하락한 것은 맞지만 이는 약가 인하에 따른 것이었다"며 "급여 확대로 인해 약의 혜택이 다양한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네릭이 진입했지만 폐섬유증이 중증 질환이기 때문에 오리지널리티를 가진 품목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며 "약이 주로 대학병원급에서 많이 쓰이고 피레스파가 오리지널이라는 점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셈이다"고 평가했다.
후발주자들은 급여 확대를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기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의 까다로운 복용법이 차별화 포인트라는 판단이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의 용법 용량이 2주 간격으로 1회 200mg 1정씩 증량해 1일 최대 9정 1800mg까지 복용해야 했다"며 "1회에 1정에서 많게는 3정까지 하루 3회 최대 9정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복용편의성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반면 영진약품은 유일하게 1정당 400mg과 600mg 고함량 제품을 출시해 1회 1정만 복용하면 된다"며 "오리지널 200mg 용량이 3406원이지만 자사 품목은 600mg이 4800원으로 복용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을 포함해 14개 상급종합병원에 고함량 품목의 랜딩이 끝났다"며 "현재 10개의 병원에서 약제위원회 통과를 앞두고 있어 올해 점유율 확대를 기대해 볼만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