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과 사후 조치에 그쳤던 제약사들의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 운용이 실시간 대응으로 변화하고 있다.
징계와 같은 처벌에 초점을 맞추는 사후 조치 대신 CP자문과 준법통제시스템을 통해 예방적 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강화의 일환으로 실시간 CP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제약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8년 경제적이익지출보고서 시행과 함께 CP 자문 방식을 실시간으로 바꿨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영업 현장에서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그때마다 영업사원 개인이 알아서 판단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에 실시간으로 CP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두 명의 전담 직원이 전국 각지의 CP 관련 질의에 대해 메일, SNS, 전화 등으로 실시간으로 답변을 해준다"며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직원들의 상담이기 때문에 현장 응대로 바로 처리 가능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실시간 CP 자문을 통해 사업진행 중 발생 가능한 리스크 분석 후 예방책과 대안 제시까지 진행한다. 다수의 제약사들이 월별이나 정기 모니터링 이후 사후 조치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더불어 최근 경제적지출보고서 작성과 관련해서도 실시간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지출보고서 작성 후 시스템 기입시 바로 오류, 잘못 내역을 판단해 피드백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사후 모니터링이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징계나 처벌과 같은 후행 조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실시간 시스템 도입은 법 위반 리스크 사전 예방 및 정기진단을 통한 예방 강화의 일환이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 역시 최근 실시간 CP 자문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3월부터 경제적이익 지출보고 작성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한다. 데이터 검색·분석 기능 및 모니터링 강화로 CP위반의 예방적 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
한미약품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지출보고서 연계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약사 관계자는 "현행 다수의 제약사들이 CP 강화와 관련해 내부 교육, 외부 인사 초청 강연 등에 집중한다"며 "문제는 상황과 변수가 다양해 그때마다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증빙 자료 누락이나 기재 착오, 자료 불일치의 경우 즉각적으로 이를 알리고 바로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예방적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선 월별이나 정기 모니터링을 다빈도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