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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피도그렐+PPI 병용, "특정 PPI 선택할 필요없어"

발행날짜: 2019-02-13 05:30:52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 란소프라졸 등 기존 권고안과 정면 배치

 클로피도그렐과 병용시 특정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 성분을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클로피도그렐을 복용하는 환자에서 양성자펌프억제제를 처방하는 경우 약물 상호작용이 적은 란소프라졸(lansoprazole), 판토프라졸(pantoprazole), 라베프라졸(rabeprazole)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는 기존 권고를 뒤집는 결과다.

비정맥류 상부위장관 출혈은 내시경 기기 및 약물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아직 높은 유병률과 이환율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경구 항혈소판제 및 항응고제가 개발돼 이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환자들에서 NVUGIB이 발생할 경우 약물의 중지 시점과 재복용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

NVUGIB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으로는 2015년에 발표된 유럽의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문제는 유럽의 가이드라인에서는 2제 항혈소판 요법(dual antiplatelet therapy, DAPT)과 직접 경구용 항응고제(direct oral anticoagulants, DOACs)를 복용하는 환자들에서 처치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

이에 최근 호주와 아시아의 9개국의 위원들이 참여해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정맥류 상부위장관 출혈(Non-variceal upper gastrointestinal bleeding, NVUGIB) 환자들을 내시경 지혈 전 관리, 내시경 지혈, 지혈 후 관리 등 3단계로 나눴고, 그중 항혈소판제와 항응고제의 복용과 관련된 4개의 권고안을 포함, 총 14개의 권고안을 공개했다.

주요 내용은 클로피도그렐 복용 환자에서 특정한 양성자펌프억제제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

양성자펌프억제제와 클로피도그렐을 병용 투여시 클로피도그렐의 약물 효과가 감소해 주요 심혈관 사건의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주로 클로피도그렐 복용시 약물 상호작용이 적은 란소프라졸, 판토프라졸, 라베프라졸을 투여하는 것이 좋다는 권고가 있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양성자펌프억제제와 클로피도그렐의 약물 상호작용을 조사한 무작위 배정 연구를 통해 오메프라졸과 위약의 투여시를 비교, 유효성을 따졌다.

가이드라인은 오메프라졸 또는 위약을 투여한 결과, 오메프라졸을 병용한 군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의 발생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근거로 특정한 양성자펌프억제제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권고했다. 다만 이와 관련된 무작위 배정 연구가 한 개밖에 없어 근거 수준은 중등도(moderate)에 그친다.

한편 항혈소판제를 복용하는 혈전색전증의 고위험군에서는 지혈 후 항혈소판제를 재복용하도록 하도록 권고했다.

고위험 환자에서 NVUGIB 발생 후 아스피린 복용을 지속하면 30일 후 생존율은 증가하면서 재출혈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지만 아스피린을 중단하면 심뇌혈관 질환 및 심근경색의 위험이 7배 증가한다.

따라서 NVUGIB 환자에서 항혈소판제를 중단함으로써 발생하는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이 재출혈의 위험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NVUGIB 환자에서 아스피린의 재복용 시점에 관한 연구는 없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궤양저가 깨끗한 경우 아스피린을 바로 투약하고 내시경으로 지혈한 환자들은 72시간 후에는 재투약할 것으로 권고했다.

이중항혈소판요법(DAPT) 복용 환자에서 출혈이 발생하더라도 한 가지 항혈소판제는 복용해야 한다는 권고도 나왔다.

현재까지 DAPT 복용 환자에서 출혈 발생 후 관리에 대한 연구는 없다. DAPT를 모두 중단하는 경우에는 7일 후부터 관상동맥 스텐트 내 혈전이 발생한다고 보고됐고, 한 가지 항혈소판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경우에는 혈전이 122일 후에 발생한다고 보고했다.

본 가이드라인에서는 경피적 관상중재술을 시행받고 DAPT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출혈이 발생하더라도 두 가지 항혈소판제를 모두 중단하는 것은 피할 것으로 권고했다.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을 분석, 소개한 김준성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인구 고령화로 심뇌혈관 질환이 증가하면서 항혈소판제,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환자들에서 NVUGIB이 발생하면 약 중단 후 재복용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약을 조기에 복용할 경우 재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있으며, 늦게 복용할 경우 혈전색전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항혈전제 복용 환자에서 NVUGIB가 발생한 경우 약물의 재복용 시점과 관련된 연구는 많지 않아서 추후 이와 관련된 연구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