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7000억원이 투입되는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 대상 의료 질 평가 등급 기준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은 특히 암 질환 평가지표 제외와 함께 진료량에 비례한 의료 질 평가 수가 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정윤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26일 "2020년 적용을 목표로 의료 질 평가 지표 개선과 절대평가 전환 그리고 진료량과 연동된 수가 방식 대안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복지부는 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의료 질 평가 중장기 개편 추진계획안을 보고안건으로 상정했다.
선택진료 축소 폐지 보상책으로 마련한 의료 질 평가는 질환 중증도 보정에 따른 환자 기피 등 역기능과 상급종합병원 평가 상위 등급 차지 그리고 일부 종합병원 질 향상 포기 등 한계를 보여왔다.
복지부는 국민 체감도와 환자중심성 강화를 위한 평가지표 개편과 의료기관 자율적 질 향상 노력 활성화, 국가 의료 질 향상 기여 인프라 마련 등을 추진방향으로 설정했다.
현 5등급 수가체계는 유지하되, 회송률 등 전달체계 개선과 의료감염, 환자안전사고 감소, 환자 경험, 퇴원 관리 등 신규 지표를 마련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정윤순 과장은 건정심 종료 후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료 질 평가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2020년 평가지표를 고시해 의료기관이 미리 준비하는 수용성과 예측 가능성 등 전향적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건정심에서 병원협회는 상대적 박탈감을 발생시킨 상대평가의 절대평가 전환을 높게 평가했으며, 일부 가입자단체는 병의원으로 의료 질 평가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과장은 "병의원 확대는 추가적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중장기 계획의 성과 이후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절대평가로 이행하면서 등급이 높아지는 의료기관이 늘어나면 현 7000억원에서 추가 재정소요가 예상된다. 필요하다면 건정심 상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지표 중 특이점은 암 질환을 평가지표에서 제외한 부분이다.
이를 반영하면 상급종합병원은 물론 국립암센터 등 암 질환 특화 일부 종합병원은 의료질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석한 백영하 서기관은 "암 질환 평가지표 결과에 문제가 있었다. 상급종합병원은 암 지표 대부분 1등급이고, 종합병원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일부 종합병원에서 암 환자를 상급종합병원으로 보내야 하는데 평가지표로 환자를 붙잡는 현장 문제점을 반영했다"며 "패널 회의를 통해 암 평가지표 제외 보다 더 좋은 지표가 개발되면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백 서기관은 이어 "지금까지 의료 질 평가와 수가 지급은 7~8월 기준이나, 2020년부터 12월에 평가를 마무리해 2021년 1월 수가 지급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종합병원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한 의료 질 평가 수가 격차는 당분간 지속된다.
정윤순 과장은 "종합병원 현실을 반영해 평가지표가 있으나 현장에서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건정심 보고한 내용은 2020년 평가지표에 반영할 계획"이라면서 "진료량 연동 방식 수가 지적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대안을 찾아봐야 한다. 올해 연구용역을 준비하고 있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