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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핵심은 밴딩, 정부 주도권 변함없을 것"

발행날짜: 2019-03-06 05:30:50

건보공단 수가협상 절차 개선 불구 공급자단체 시큰둥
공급자단체 "발전협의체 논의 긍정적이지만…" 시원찮은 반응

"수가협상에 대한 오해가 많이 없어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의원 진찰료 변화의 핵심인 유형별 수가협상의 절차 개선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작 유형별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공급자단체들은 건보공단의 의지는 높게 평가하면서 그에 따라 제시한 개선사항은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사진)는 지난 5일 원주 본부에서 출입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지난 7개월 동안 진행한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제도발전협의체' 결과를 공개했다.

2018년 9월부터 건보공단이 운영한 제도발전협의체는 수가협상 관련 합리적 제도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된 협의기구로 요양기급여비용 계약제도 전반에 관한 개선방안을 그동안 논의해왔다.

주목할 점은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공급자단체와 함께 가입자, 복지부, 학계전문가와 건보공단까지 이해관계자 모두가 참여한다는 것.

이를 바탕으로 건보공단은 다가올 수가협상에서는 환산지수 산출 지표를 사전에 공개하는 동시에 공급자 요청자료를 적기에 제공해 의약단체의 자체 연구 및 근거산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종전에 2차 수가협상에서야 제시했던 자료를 미리 공급자단체에 공개해줄 수 있다는 것.

구체적으로 의료물가지수, 목표‧실제진료비 간 보정계수, 최저임금 인상 효과 등의 자료다.

강청희 급여이사는 "제도발전협의체에서 논의했던 개선 가능 단기과제는 올해 수가협상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중장기 과제는 연구용역에 포함시켜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이번 제도발전협의체가 가입자와 공급자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가협상 절차를 앞당김으로써 의약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원만한 계약을 이끌어 낼 것"이라며 "이미 실무자협의체와 의약단체별 단체장‧협상단 간담회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 급여이사는 의약단체가 소위 '밴딩'이라고 부르며 매년 수가협상에서 요구해왔던 추가재정소요액 규모 공개는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급여이사는 "밴딩은 원활한 협상을 위해 공개할 수 없다"며 "깜깜이 협상이라고 지적했던 것은 밴딩을 공개하지 않는 데다 연구결과 및 통계지표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이 부분에 대한 오해는 많이 없어졌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재정운영위 논의 긍정적이지만…" 공급자단체 시원찮은 반응

건보공단의 적극적인 설명에 공급자단체들은 제도발전협의체 운영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도출한 결과에 대해서는 시원찮은 반응이다.

지난해 진행된 건보공단과 의약단체장 수가협상 상견례 모습.
다만, 공급자단체들은 수가협상 전에 밴딩 규모를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와 사전에 소통할 수 있는 것을 두고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수가협상 전에 재정운영위에 포함된 가입자나 학계 전문가와 미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그동안 없지 않았나"라며 "유형별 공급자들의 어려움과 수가인상 필요성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이 제도개선협의체를 통해 도출한 단기 개선방안에 대해선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기존에도 제공받던 자료를 미리 받아볼 수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건보공단이 기존 2차 수가협상에서 제시하던 자료를 미리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건데 이는 큰 의미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밴딩이다. 건보공단이 협상의 주도권은 잡고 가겠단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