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에서 흔치 않게 오로지 당뇨환자만 진료하는데 매진해온 희망내과 김선두 원장이 최근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하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특히 고인은 당뇨환자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개원의로 전국에서 일부러 찾아오던 단골환자가 상당수를 차지했던터라 환자들에게도 충격이 컸다.
고 김선두 원장(조선대의대졸·내과)은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에 힘들어하는 당뇨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싶다는 일념으로 서울 광진구에서 희망내과를 개원, 당뇨 전문 클리닉을 운영해왔다.
실제로 환자 상당수가 당뇨환자로 환우회에서도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였다.
고인은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는 것 이외에도 당뇨환자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높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했다.
그가 한국소아당뇨인협회 이사이자 한국당뇨환우연합회 상임고문을 맡는 등 대외적인 활동을 이어온 것도 그 때문.
그는 소아당뇨인협회가 주최하는 당뇨학교를 통해 환자 당사자는 물론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멘토링 역할을 자처하며 당뇨질환에 대해 교육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왔다.
하루 1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그는 당뇨인을 위한 활동이라면 열일을 제쳐놓고 뛰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 관계자는 "고인은 소아당뇨환자 교육은 물론 환자간 친목을 도모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며 "단순히 진료해주는 의사 이상으로 정신적으로 믿고 따르던 환자 보호자들이 많았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고인은 소아당뇨환자 부모들에게 진료 이외 정신적으로 크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당뇨병학회 김대중 홍보이사(아주대병원)는 "사실 당뇨를 전문의로 하는 개원의는 많지 않은데 고 김선두 원장은 개원가에서 당뇨진료 경험도 많았고 이를 개원의 학술모임에서 오피니언 리더역할을 해오며 인정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평소 그를 옆에서 지켜봤던 경희대의료경영학과 지인은 "늘 열정적인 분이었는데 황망하다"며 "무엇보다 당뇨환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환자를 가족처럼 아꼈던 의사로 기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희망내과는 고 김선두 원장과 2년전부터 호흡을 맞췄던 김소연 부원장(가정의학과)이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