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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혈색소 단일 검사는 위험 "당뇨병 73% 놓칠 수 있어"

발행날짜: 2019-03-26 06:00:50

미국내분비학회 최신 연구 결과 공개…"경구당부하검사와 병용해야"

미국내분비학회(ENDO)가 당뇨병 진단에 흔히 사용되는 당화혈색소(HbA1C, 당화혈색소) 검사의 무용론을 제기했다.

HbA1C 검사가 경부당부하검사(oral glucose tolerance test, OGTT)에서 당뇨병으로 진단된 당뇨병 환자 중 73%를 놓친 것으로 나온 것. 때문에 단독 검사의 위험성과 함께 반드시 OGTT와 병용이 이뤄져야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내분비학회는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23일 연례학술대회(ENDO 2019)를 통해 공개했다.

HbA1C 검사는 혈액 내에서 산소를 운반해 주는 역할을 하는 적혈구 내의 혈색소가 어느 정도로 당화됐는지 살피는 검사로, 적혈구의 평균 수명기간에 따라 최근 2~3개월 동안 평균 혈당 수준을 반영한다.

당뇨병 환자들은 이 검사를 통해 혈당 수치가 목표 범위 내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을 진단하는데도 사용된다.

반면 OGTT는 설탕(포도당)에 대한 신체의 반응을 측정한다. 이 검사는 밤새 단식한 사람에게 단 음료를 마시게 한 후 각 시간별 혈액을 채취해 혈당과 인슐린 양을 측정한다.

HbA1C 검사는 금식이나 준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당뇨병 진단에 자주 사용되지만 문제는 OGTT 대비 진단율이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연구에는 당뇨병 진단이 없는 9,000명의 성인이 포함됐다. 참가자들은 HbA1C 검사와 OGTT를 모두 받았고 연구진은 그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HbA1C 검사가 OGTT에서 진단된 당뇨병 환자의 73%를 검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HbA1C 검사에서는 정상 수치를 넘어선 경우도 정상인 것처럼 나타났다.

연구진은 인종이 HbA1C 정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발견했다. 라틴 아메리카계가 아닌 흑인이나 비 라틴 아메리카계 백인들에게서 비정상적인 포도당 수치를 탐지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티 오브 호프(City of Hope) 병원 수석 연구원 마리아 메르세데즈는 "HbA1C 검사는 당뇨병 유병률과 혈당 수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번 연구는 HbA1C 검사에 의존한 당뇨병과 혈당 수치 범위 측정이 믿을 만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HbA1C 검사는 당뇨병 여부를 검사하기 위해 단독으로 사용해선 안 된다"며 "검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OGTT와 병용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와 관련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은 공복 혈당검사, HbA1C 검사, OGTT로 진단하는데 어느 한 가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공복혈당을 재면 식후 혈당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놓치게 되고, 식후 혈당만 보면 공복혈당을 놓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마다 혈당의 변화가 복잡해서 HbA1C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정답"이라며 "미국내분비학회에서도 노인 당뇨병환자 진료 지침을 통해 공복혈당하고 HbA1C 두 가지를 통해 진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