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협, 권리선언문 채택…기저귀·신체억제 탈피 강조 손덕현 신임 회장 "국민에게 다가서는 협회 되겠다"
"감옥에 있는 기분이었다. 새장에 갇힌 새 같고 짐 끄는 노새와 같았다. 내 손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수도 없었고 마치 미친사람 같았다. 불이 났을 때를 생각했다. 언제 어떤 사람이 나를 구해줄 것인가. 두려웠다. 나는 밤새 울었고 개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호대는 나를 조여왔고 내 몸뚱아리는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이는 요양병원에서 보호대를 경험한 환자의 인터뷰 중 일부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26일 백범김구기념과에서 '노인의료복지, 인권에서 답을 찾다'를 주제로 2019 춘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노인인권 신장을 위한 존엄케어 선포식에서는 실제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환자와 의료진, 간호사가 직접 자리해 '요양병원 노인 권리 선언문'을 낭독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환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권리의 침해를 받아서는 안되며 국가와 병원은 노인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적 욕구에 상응하는 질 높은 의료 및 돌봄서비스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권리, 입원 중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분에서 정보를 접근하고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권리 등 8가지 기본권리를 선언문에 담았다.
존엄케어 선포식에서 손덕현 이손 요양병원장은 "선언문 채택이 역사적인 날이 되길 희망한다"며 "노인 인권 신장의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필순 노인요양병원협회장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요양병원의 필요한 정책과 제도를 토론해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 만들기 위함"이라며 "노인인구 비율을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으로 이를 대비해야한다"고 전했다.
또한 손 병원장은 주제발표에서 자신의 저서의 저서로 4무 2탈(냄새발생 무, 욕창발생 무, 낙상발생 무, 신체구속 무, 탈 기저귀, 탈 침대)운동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과거 요양병원 화재사건에서 병실에 결박당하고 있는 환자 실태가 드러났다"며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신체억제는 하지 않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뇨는 존엄케어의 필수적인 행위로 노인환자에게 기저귀를 채우게되면 재활의지를 꺾고 삶에 대한 상실감을 준다"며 "실금과 실변은 노인에게 마지막 남은 수치심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복지부 오창현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지난 96년도 노인요양병원이 처음 등장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2014년 장성화재사건으로 안전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됐다"며 "오늘 존엄케어 선포식을 통해 노인인권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학술세미나에 이어 개최한 정기총회에서 제9대 신임회장으로 손덕현 이손요양병원장을 임명했다.
손덕현 병원장은 신임회장 취임식에서 "여러가지 현안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른다"며 "지금까지 요양병원은 정부의 규제 속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거셌다"고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10대 정책 방향을 마련했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요양병원, 커뮤니티케어 중추적역할, 노인 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협회 회무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 요양병원은 적폐로 내몰릴 정도로 부정적 견해가 압도적이다. 내부 자정활동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협회가 정부에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이필순 회장은 "이제 우리 협회는 양적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주력해야할 때"라며 "무엇보다 자정노력 및 대국민 이미지 제고가 중요하다"고 이임사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 협회가 정부의 정책협상 파트너로서 견고한 입지를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지지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