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환자 전담 의료진들이 과로 누적으로 더 이상 진료를 유지할 수 없는 불상사가 잇따르면서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실태조사에 나선다.
중환자의학회 홍상범 대외협력이사(서울아산병원)는 2일 전화인터뷰에서 "학회원을 대상으로 번아웃 실태를 파악하고자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정부에 정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공개된 해외 의사의 번아웃 실태와 학회원들의 번아웃 조사 결과를 비교, 국내 의료진의 번아웃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본 이후에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중환자 전담의 송주한 교수(호흡기내과)가 과로로 쓰러져 수개월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이후에도 중환자 전담의사들의 비보가 이어지고 있는데 따른 후속 조치인 셈이다.
중환자 전담의사의 업무 과부하는 앞서 수차례 문제제기 됐고 일부 개선이 됐지만 해외 중환자실 의료인력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중환자의학회는 복지부와 중환자실 의료인력에 따른 등급화를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
즉, 중환자실도 환자군에 따라 등급별 수가를 구분해 수가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으로 이번 번아웃 실태조사가 정부를 설득하는 근거자료가 될 전망이다.
홍 대외협력이사는 "현재 의료시스템은 중환자 의사는 과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전공의법처럼 중환자실 의사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기회에 의료계 내부에서만 공유할 게 아니라 대정부에도 심각성을 알려 제도 변화를 이끌어 보겠다는 게 학회의 생각이다.
중환자실은 늘 밀려오는 환자를 감당하려면 업무 과부하에 걸리고 피로누적으로 의사 자신의 건강은 챙길 수 없는 현실. 의료진 건강에 적신호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더이상 개선 방안을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환자의학회 회장을 지낸 신증수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는 "사실 진작에 필요한 논의였다"며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중환자 전담의사 인력 기준 개선 등 피로가 누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