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부터 신장세포 사용 땐 허가 변경선에서 마무리 전망 사람연골세포 검출 땐 최상…임상 과정서 오염 땐 최악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료 입증 여부에 따라 인보사의 허가 변경에서 취소까지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 주장대로 처음부터 신장세포가 포함된 인보사로 독성검사와 임상이 진행됐다면 허가 사항 변경으로 끝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품목 취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료 입증 여부에 따른 허가 사항 변경안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핵심 쟁점은 처음 만들어서 현재까지 쓰고 있는 인보사를 구성하는 형질전환세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293 유래세포(신장세포)라는 것.
코오롱생명과학은 이 둘의 명칭만 다를 뿐 임상을 진행한 초기부터 일관되게 같은 세포 구성을 사용한 만큼 유효성, 안전성은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바꿔 말하면 코오롱생명과학이 세포 오염 등의 과정없이 초기부터 인보사에 같은 형질전환세포가 사용됐다는 점을 밝혀야만 그간 진행된 임상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시나리오1. 처음부터 신장세포가 사용된 경우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장세포와 연골세포가 사용되는데 신장세포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며 "있어야 할 연골세포가 도태되고 신장세포가 남아 문제가 된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밝혀진 게 없어 인보사의 허가 사항에 대해서는 조심스럽지만 단순 기재 오류에 불과하고 고의성이 없다면 허가 변경으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개발단계부터 독성, 약리, 임상시험을 바뀐 신장세포로 진행했다고 가정하면 안전성과 유효성은 기존 입증 자료처럼 확보됐다고 봐야한다"며 "현재까지 실제 임상에서 보고된 특별한 부작용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이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에서 유래했다는 내용으로 허가 신청 자료를 제출했는데 이것이 단순 착오였다면 유래 세포 명칭을 갈음하는 수준으로 허가 변경이 가능하다는 것.
관건은 처음부터 신장세포가 사용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냐의 여부다.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연구는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초기 세포 특성 검사도 2004년 진행됐다. 게다가 초기에는 연골세포가 사용되다가 향후 신장세포가 사용됐다고 밝혀진다면 임상 자료의 신뢰성마저 흔들린다. 이런 경우 재임상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품목 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시나리오2. 국내용-미국 임상용 다른 세포 유래
다른 시나리오는 미국용과 국내용 인보사에 각각 다른 세포 유래가 밝혀지는 경우다.
현재 STR(STR·단편직렬반복) 검사로 밝혀진 신장세포는 미국 업체 바이오릴라이언스가 미국 임상용으로 배양한 제품에서 검출됐다. 식약처는 국내 판매용 인보사를 조사해 15일 형질전환세포의 유래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만일 국내 인보사에서 사람연골세포가 검출되면 최상의 시나리오"라며 "이는 국내 병의원에서는 허가 제출 자료와 같은 인보사 품목이 사용돼 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국내용과 미국 임상용은 세포주를 생산하는 '마스터 셀 뱅크'는 같지만 이를 저장하는 탱크는 다르다. 만일 국내 시판 인보사에서 연골세포가 검출되면, 미국 임상용 저장 탱크에서 오염이 발생했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 FDA와 협의해 마스터 셀뱅크에 저장된 세포를 활용한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기대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자료 조작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본다"며 "천 만원 정도면 할 수 있는 세포 유래 검사를 두고 수 천억원이 들어간 프로젝트로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허가 과정은 당시의 수준에서는 적법했지만 새로운 기법이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며 "당시에는 연골세포와 신장세포의 특성만 파악해 그 특징이 명확히 나오면 신장, 연골 이렇게 단순히 나눴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체들을 중심으로 전수조사설이 나돌았지만 현재 식약처의 전수조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자사/타사 개발 품목에 상관없이 유전자치료제 개발 업체들이 STR 검사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변경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