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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PA' 업무 전문간호사로 대체 가능할까

발행날짜: 2019-04-06 06:00:59

서울의대 왕규창 교수 5일 KHC서 "역량 검증하면 가능하다"
전문간호사협회 "제도 활성화하고 법적으로 범위허용 해야"

현행 의료법상 논란이 많은 PA업무를 전문간호사가 맡아야한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서울대 어린이병원 왕규창 교수(소아신경외과)는 5일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2019) 'PA와 전문간호사 제도,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주제의 포럼을 통해 이같은 화두를 꺼냈다.

왕규창 교수
왕 교수는 "미국의 PA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한국은 특정 간호업무에 대해 심화교육을 받은 전문간호사라는 인력이 있으니 소정의 교육수련을 거쳐 PA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사가 직접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수술보조 등 업무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바람직해보인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이를 현실화하면 고난도의 업무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간호사가 맡게 될 것"이라며 "이는 마치 신경외과 의사가 심장 수술을 한다고 하여 불법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는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판례나 유권해석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해 현실에 맞는 간호사 업무 범위를 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 PA를 법제화하면 의사의 업무영역을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봤다.

패널로 나선 한국전문간호사협회 임초선 회장은 "13개 분야에서 실무전문가로 양성되고 있으며 복지부 장관이 인증하는 자격을 갖고 있지만 정작 전문간호사의 역할과 업무범위는 물론 명칭도 모호하다"면서 PA문제 해결방안으로 전문간호사 제도 활용을 주장했다.

그는 "전문간호사를 활성화해 PA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안전이다. 전문화된 업무를 수행하려면 검증된 인력이 법적으로 허용한 범위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대한외과학회 김형호 기획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은 "논란이 된다고 숨기려고 하기 보다는 꺼내놓고 해법을 논의해야한다고 본다"며 "전문간호사의 교육제도나 역량에 대한 검증이 됐는지 잘 모르지만 향후 논의해야할 문제라고 본다"고 봤다.

자유 질의응답에 나선 모 수련병원 한 간호사는 "정책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복지부는 물론 어디에서도 업무영역을 명확하게 정해주지 않아 불안한 상태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방 수련병원으로 전공의 부족으로 대체인력으로 PA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의료법상 모호한 상태이다보니 일한 만큼의 보상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게 그의 호소였다.

그는 "수술장 보조업무는 경력직 간호사를 투입해야 함에도 수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가논의도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손호준 의료자원과 과장은 "마침 조만간 간문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법령에서 정해야하는 상황이므로 이런 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어보인다"면서도 "PA논란은 직역간 다툼에 의한 쟁점으로 극복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의료인 업무범위 개선 협의체' 발족을 준비 중으로 의사협회, 병원협회, 간호협회 등 유관단체의 참여를 요청한 상태"라며 "기존에 유권해석에 의존했던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얼마전 복지부 내에 '간호정책TF'가 별도로 생겼다"며 "TF가 자리를 잡으면 전문간호사 문제 등 간호사 전반의 문제를 좀 더 깊이있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