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으로 새둥지 헬스케어추진단장 보직맡아 진료는 일주일에 두 번 나머지는 연구에 매진
국내 비만 예방연구를 주도해 온 대표적인 비만전문가인 강재헌 교수가 지난 3월 1일자로 소속을 인제의대 서울백병원에서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긴 가운데 앞으로 그의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대교수가 정년 이전에 대학병원을 떠나는 사례가 흔치 않은 상황인데다, 특정 질환에서 대표성을 지녔던 스타 교수라는 점에서 행보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
강북삼성병원 헬스케어사업 강화
강 교수는 단도직입적으로 묻는 이직 배경에 대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그는 "모든 병원이 마찬가지겠지만 연구만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임상만 할 수도 없다. 행정도 해야 하고, 병원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강북삼성병원이 연구활동에 많은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보직은 강북삼성병원 미래헬스케어추진단장이다. 삼성계열 병원에서 외부 인사에 단장이라는 다소 높은 보직을 주는 경우가 흔치 않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인데 그만큼 새로운 영역의 시도와 기대를 걸고 있다는 반증이다.
구체적으로 강 교수가 강북삼성병원에서 하는 역할은 정부의 헬스케어 정책에 맞춰 정책, 의료(기관), 산업 등을 접목하는 종합 헬스케어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강 교수는 "질병을 바라보는 시점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가고 있다. 정부도 커뮤니티케어를 강조하며 병원 중심이 아닌 지역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료기술도 인공기능, 빅데이터, 모바일헬스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의료와 산업을 연결시킬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질병을 얻고 난 후 치료는 병원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예방은 인식도 낮고, 결정적으로 예방을 위해 투자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방단계의 중재는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용한 행위이고 앞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의료변화를 조망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본인이 잘할 수 영역을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제로도 자신있는 영역이다. 과거 수행했던 연구가 모두 예방적 연구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래기획부에서 어린이 학교기반의 비만예방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케어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수행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또 질병관리본부에서 진행되는 예방 연구도 있는데 모두 예방적 시스템을 통한 의료서비스의 개선이다.
그의 연구에 공통점이 있다면 어린이 연구가 많은 것인데, 이 또한 조기 중재의 유용성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임상에서는 병적 성인비만환자가 앞도적으로 많지만 임상연구나 중재연구는 모두 소아청소년이다. 이런 연구를 통해 조기 중재 즉 예방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이러한 노력을 새로운 시스템에 투영하겠다는 의지다.
강 교수는 "예방이라는 것은 결국 임상, 연구, 정책을 하나로 통합시켜야하는 것이고, 이런 모델이 먹거리가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앞으로 하는 일은 의료계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임상 진료는 대폭 줄였다. 강 교수는 앞으로 일주일에 두 번 진료를 한다. 월요일과 목요일 반 진료만 진행한다. 이 또한 파격적 배려다. 비만 질환 특성상 환자가 정보 노출을 꺼려해 의사를 따라다니는 경향이 있기 진료를 전혀 안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강 교수는 "아직 적응하기 바쁜 상황이다. 환자도 봐야하고, 새로운 전략도 짜야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변화가 많을 것이다. 더 바뻐질 것이다. 부족하지만 계속 지켜봐달라"며 관심을 부탁했다.
학회 활동도 꾸준 교육 수가 이슈도 해결해야
병원에서의 보직과 별도로 비만과 관련된 학회활동은 꾸준히 진행하겠다는 의지다도 피력했다. 현재 강 교수는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이사로 활동 중이다. 대한가정의학회에서는 총무의사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비만과 관련된 가장 큰 보험 이슈는 교육 및 상담료 신설인데 이또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따. 강 교수는 “지난해 말 비만대사수술이 급여되면서 비만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시작됐다”며 “하지만 더 시급한 것은 비만 교육 상담이다. 이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교육상담, 심리상담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발더 나아가 수술받기 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를 수가로 인정받으면 수술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정부가 상담수가 책정을 위해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담의 기준이 되는 진료시간 카운트 방법에 대해서는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