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사도 재택의료만으로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 이미 일본 의사들은 재택의료 서비스만 제공하는 병원이 존재한다. 충분히 현실적으로 가능한 얘기다."
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초고령화 시대에 의료의 방향을 제시했다.
최근 커뮤니티케어 논의가 한창이지만 결국 핵심은 고령의 노인환자 혹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자신의 집에서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일본은 요양병원 및 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자신의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재택의료가 상당히 정착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 환자들은 아직 요양병원 등 의료기관을 선호하지만 환자가 원할 경우 공급할 재택의료서비스를 마련해둘 필요는 있다"며 논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가 말하는 재택의료는 뭘까. 그는 "왕진과 재택의료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다른 개념"이라며 "의료서비스도 다르지만 수가체계가 크게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에 따르면 왕진은 의사 방문당 수가를 산정하는 반면 재택의료는 '연간 관리료'로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가령, 왕진은 A원장이라는 의사가 왕진 건수에 따라 일정한 수가를 산정해준다면 재택의료는 A원장이 1개월간 일정한 수의 환자를 관리하고 그에 상응하는 관리료를 받는 개념이다.
그는 "재택의료는 매번 의사가 환자 진료를 하지 않는다. 의사는 일주일에 1~2번 정도 진료를 하고 그 이외에는 간호사, 재활치료사, 사회복지사가 환자를 케어하는 시스템"이라며 "의사 개인보다는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사 1명, 간호사 2명, 재활치료사 2명, 사회복지사 2명을 한팀으로 볼때 환자 120명이 적정하다고 봤다.
연간 환자 수를 정해두고 연간관리료 형태로 운영하는 이유는 재택의료의 지속성 유지 차원이다. 또 중증도가 높은 환자에 대해서는 가산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간호사가 3명으로 늘어나면 환자를 180명으로 늘릴 수 있다. 간호사 1명당 월 환자 60명 정도를 케어 가능하다고 봤다"며 "물론 이는 사회복지사, 재활치료사를 유기적으로 운영했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도 일본처럼 재택의료만해서 병원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며 "이를 구체화하려면 의료법상 재택의료 근거를 마련해야한다"고 했다. 다시말해 의료법 내 '재택의료센터'의 정의부터 인력기준 등을 명시하자는 얘기다.
그는 "재택의료는 의사 혼자하는 의료서비스가 아니다"라며 "간호사, 사회복지사, 재활치료사 등과 함께 의료 이외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당초 취지를 살린 것"이라고 거듭 팀워크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