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병원 잘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병원계는 간신히 버티고 있다. 이 상태를 지속하면 그나마 버티고 있는 나사 못이 부러질 판이다."
최근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대한병원협회 산하 의료인력 수급개선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정영호 공동위원장(대한중소병원협회장, 좋은꿈 한림병원)의 우려다. 그는 현재 병원계 팽배한 위기의식을 전하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가 제시하는 병원계 의료인력난의 핵심은 크게 2가지. 하나는 의사, 간호사 인력 부족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자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의료인력 쏠림 즉, 인력배치 문제를 짚어보자는 것이다.
정 위원장은 "전공의법 시행 이후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의 인력을 추가 채용하자 당장 중소병원 의사 채용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과거 간호사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의사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고사직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병협은 의사와 간호사 수 확대 즉, 인력양성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 해법을 달리해야한다"며 "의료인력을 양성하려면 적어도 4~5년에서 9~10년이 소요되는데 더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병원계가 체감하는 인력난 문제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고 다급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병협이 생각하는 부족한 의료인력난 해법은 뭘까.
정 공동위원장은 진료보조인력 확대를 제안했다. 그는 "진료보조인력을 간호사로 국한하게 아니라 응급구조사, 의료기사 등까지 역할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한다"고 했다.
또 하나 의료인력 쏠림에 대한 해법으로는 병원계 내부의 의료전달체계를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중소병원과 대형병원간 환자 및 의료인력에 대한 도미노현상이 있다. 이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며 "이는 어느 한쪽의 희생해야하는 구조는 안된다. 어느 한쪽이 양보하면 그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있는 방식이 돼야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결국 병원계 이외 국회, 정부 등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제로섬 게임에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 다른 방식을 모색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대위는 오는 4월 30일 첫 회의를 열고 해법 모색을 위한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비대위는 정영호 위원장 이외 김영모 공동위원장(상급종합병원협의회장, 인하대병원 의료원장)이 맡았다.
또한 위원에는 병원협회 정흥태 상임고문(부민병원), 서울시병원회 김갑식 회장(동신병원), 국립대병원장협의회 서창석 회장(서울대병원),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 윤도흠 회장(연세의료원), 경기도병원회 정영진 회장(강남병원), 송재찬 병협 상근부회장, 대전세종충남병원회 최원준 회장(건양대의료원), 울산경남병원회 신희석 회장(경상대병원), 전라북도병원회 이병관 회장(대자인병원), 의료법인연합회 이성규 회장(동군산병원), 병협 유인상 보험위원장(영등포병원), 병협 한승규 수련교육위원장(고대구로병원), 전문병원협의회 김진호 기획위원장(예손병원), 요양병원협회 손덕현 회장(이손요양병원), 병형 김승열 사무총장 등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