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도 당뇨병처럼 '레거시 효과(legacy effect)'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20일 대한심장학회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에서 나왔다.
레거시 효과란 초기에 치료했을 때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예후에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당뇨병의 경우 많은 장기 연구를 통해 초기 치료시 레거시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고려의대 박재형 교수(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마련한 지질치료 가이드라인 세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공개 질의했다.
이에 대해 연세의대 이병완 교수(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는 "실제 환자를 보면 심혈관질환이 있을 때 10년 이상 빨리 노화를 부추긴다. 지질 치료를 통한 심혈관 예방은 건강 나이를 더 좋게 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그는 "아직 정확한 연구가 없다. 근거가 없기는 하지만 증례들을 모아보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연세조홍근내과 조홍근 원장은 (나쁜) 지질을 낮추면 낮출수록 (생존율이) 더 길다는 논리를 강조하며 레거시 효과에 무게를 실었다.
조 원장은 "실제로 초기에 5년을 열심히 쓰고, 이후에는 알아서 쓰라고 했더니 플라크 발생이 안정적이었던 경우가 있었다"면서 "물론 지속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조기에 빨리 치료해서 예방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경희의대 정인경 교수는 "얼마나 오래 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많은데 평생 쓰는게 맞는 것 같다. 2013년도에 미국심장협회(AHA)가 지질 가이드라인에 목표를 없앤 것도 달성시 치료를 중단하거나 삭감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평생 쓰는게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정 교수는 "약을 줄여도 된다는 것에 대한 답변은 없다. 하지만 LDL-콜레스테롤이 20mg/dL 미만으로 낮아진 환자들인 경우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상반응이 없기 때문인지 과도하게 떨어져도 용량을 줄이라는 내용은 외국 어떤 지침에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