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 업무범위 협의체 논의 돌입…모호한 유권해석 손질키로 각 단체별 입장 수렴해 다음달 논의…매달 1회 모여 합의점 모색
수년째 의료계 뜨거운 감자인 의사와 간호사간의 모호간 업무범위를 손질하고자 정부가 팔을 걷어부쳤다.
복지부는 4일 서울역 공항철도 회의실에서 '의료인 업무범위 논의 협의체'라는 이름으로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복지부 이외 의사협회, 병원협회, 간호협회, 전공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병원간호사회 등 의료계와 간호계 각 직역 단체와 이슈와 관련된 단체가 참석해 해법 모색에 머리를 맞댔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모두 발언에서 "현재 의료행위 및 의료인 수행 업무 관련해 불명확하게 정리돼 있어 의사가 모든 의료행위를 하도록 법 체계가 갖춰져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최근 전공의법과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의료현장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사 이외 간호사가 의료행위를 해서 법원까지 가는 일이 꽤 발생하고 있어 의사-간호사간 업무영역을 명확하게 정리하자는 취지에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협, 병협, 간협 등 의료계 각 직역단체에서 의견조정이 잘 됐으면 이런 자리가 없을수도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움을 전하고 "협의체 논의를 통해 의료법 내 유권해석을 현행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협의체 논의에서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좋은 방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협의체 첫 회의에서는 논의 범위에서 PA 즉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가 아닌 의사와 간호사간의 모호한 업무범위를 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했다.
가령, 심초음파 검사 혹은 봉합 및 절개를 누가할 것인가 하는 것을정하고 또 이를 복지부는 유권해석을 통해 명문화하고 의료현장에서의 혼란을 정리하겠다는 얘기다.
복지부 손준호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의사와 간호사간의 업무범위에 초점을 맞춰 논의하기로 했다"며 "통칭 PA는 엄밀히 말해 국내 존재하지 않는데 이를 주제로 논의하다보면 혼란이 있을 수 있어 제외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음 회의까지 각 단체별로 의사-간호사간 업무범위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서 가져오기로 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병원계 인사는 "종별과 전문과목을 막론하고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해 수술을 하거나 처방을 하기를 원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진료보조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범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인사는 "이미 의사협회는 봉합, 절개, 초음파 및 내시경 검사는 의사만이 할 수 있는 범위라고 발표했으며 해당 의료행위를 하는 무면허행위 근절이 시급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기본적인 원칙으로 양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그는 "만약 허용범위를 논의해 정한다면 기존 무면허행위를 근절"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복지부는 매달 1번 회의를 통해 협의체 논의를 구체화해나갈 예정으로 제2차 회의는 7월 중순경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