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 최선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 임상 3상에서 개발이 중단된 제1형 당뇨병 치료제 테플리주맙(Teplizumab)의 새로운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당뇨 치료제'로서의 유효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은 과거와 달리 이번엔 유전 기질을 가진 제1형 당뇨병 예비 환자군의 발병까지 평균 기간을 2년 여 미룬다는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테플리주맙의 면역 요법으로서의 제1형 당뇨병 발병 유예 가능성을 살핀 연구(TrialNet) 결과가 미국당뇨병학회(ADA 2019) 과학 세션을 통해 공개됐다.
보통 제1형 당뇨(T1D)를 가진 사람의 가족 구성원은 일반인 대비 T1D 발병 위험이 15배 높다. T1D 발현 위험은 자가 항체의 존재 유무, 내당능(glucose tolerance) 이상 등으로 결정된다.
테플리주맙은 인슐린 분비 베타세포를 공격하는 면역 반응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전 임상 연구에서는 T1D 진단 환자들에게 테플리주맙을 투약한 경우 인슐리 분비 기간을 연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런 T1D 발현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테플리주맙과 위약 투약군에서 T1D 발현 비율을 조사, 테플리주맙 투약군에서의 당뇨병 발현이 2년 가량 늦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76명의 참가자에 대한 이중 맹검,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됐는데 이중 55명은 18세 미만이었다. 연구진은 T1D 환자의 친척이나 일가 중 다중 항체와 비정상적인 내당능을 가진 사람들만 등록시켰다.
연구진은 TrialNet 임상 센터에서 테플리주맙 또는 위약을 매일 14일간, 30분 간 정맥 주입하는 방식으로 투약했고, 이후 참가자 중 42명이 T1D로 진단받을 때까지 추적 관찰했다. 2명의 참여자는 포기했다.
상대적으로 T1D 발현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 대한 7년간의 연구에서 위약 그룹의 72%는 글루코스 경구부하시험을 통해 T1D 환자로 진단된 반면 테플리주맙 투약군은 43%만이 당뇨병 환자로 진단받았다.
또 테플리주맙 투약군의 연간 당뇨 발병률이 14.9%인데 반해 위약군은 35.9%로 두 배 가량 높았다.
연구자인 예일의대 면역생물학과 케반 헤롤드(Kevan Herold) 교수는 "이번 연구는 테플리주맙이 제1형 당뇨병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첫번째 연구"라며 "이를 통해 당뇨병 발병 위험에 처한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상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인 칼라 그린바움(Carla Greenbaum) 박사는 "제1형 당뇨병이 다른 자가 면역 질환과 마찬가지로 면역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사실에 대해 폭 넓은 인식을 갖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