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문제를 풀 수 있다고 본다. 그 희망을 오늘 이 자리에서 품어본다." (김진경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지부장)
"공유와 협력을 핵심 가치로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겠다. 노사관계도 예외일 수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같이 만들겠다."(김연수 신임 서울대병원장)
12일 오후 4시 서울대병원 제1임상강의실. 서울대병원 김진경 노조위원장은 서울대병원 김연수 신임 병원장 취임식 축사를 위해 강단에 올랐다.
서울대병원장 이취임식 행사 외부에 노조가 피켓 시위를 한적은 있지만 축사를 한 것은 전례없는 일. 노조와의 문제를 대화로 풀겠다는 신임 병원장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날 김진경 노조위원장은 "지난 9년간 보수정권 속에 서울대병원 노사관계도 어두운 터널 속에 있었다"며 "특히 최근 사망진단서 조작 등 국민들로부터 신뢰가 추락했으며 8천여명 임직원의 마음에도 큰 상처가 됐지만 김연수 신임병원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취임사를 통해 희망을 봤다"고 했다.
그는 "환자와 소통하는 병원, 유인과 경쟁의 진료에서 벗어사 중증 의료중심의 병원 등 서울대병원의 제 모습을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말 뿐이 아닌 실천에 옮겨달라"고 당부하며 거듭 뜻깊은 자리에 축사에 나서게 된 점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김연수 병원장도 취임사에서 노조와의 신뢰를 강조하며 끊임 없이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오병희 전 병원장과 서창석 전 병원장이 취임식 당일부터 노조와 갈등을 빚으며 각을 세웠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어 김연수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40년의 역사를 시작할 때"라며 "4차병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교육, 연구, 진료, 정책, 공공의료 등 5대 핵심분야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수행해야한다. 서울대병원 미래위원화와 의료발전위원회를 구성해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발전위원회를 통해 서울대병원이 지향해야할 공공의료의 틀, 개념, 역할 등을 재정립해 공공의료의 수준을 높여나가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 일환으로 어린이병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공진료센터를 설치해 희귀 난치성 중증질환자를 위한 국가적, 사회적 의료안전망을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유인과 경쟁의 진료에서 벗어나 중증 희귀질환, 난치성 치료중심의 4차병원 역할을 수행하며 의료전달체계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겠다"며 "본원, 분당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재편해 예방, 치료, 사회로의 복귀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의료의 중심에 서울대병원이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투명 경영과 합리적인 조직문화에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서울대병원은 여전히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전임 병원장과 선배들의 리더십을 존중하고 동료직원의 열정을 모아내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2019년에 살고 있다.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2030년을 대비해야 한다는 명제는 모든 분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 정도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새롭게 정의하고 도전해야한다. 힘찬 미래를 함께 시작하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