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부족한 흉부…입원전담의 제도 등 자구책 모색 분주 개원 의사회에도 SOS…의원→대학병원 회귀할 전문의 채용 나서
전문의 구인난을 극복하기 위한 흉부외과의 노력이 눈물겹다.
최근 서울 A대학병원은 흉부외과 수술 후 환자의 병동케어를 전담해줄 의료진 채용 공고를 냈다. 일종의 입원전담전문의인 셈인데 특이한 점은 흉부외과 전문의 이외 타과 전문의까지 문호를 열어둔 것.
흉부외과 전문의들은 수술 및 외래 진료 스케줄이 빠듯하게 잡혀있어 수술 후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관리가 쉽지 않은 실정. 이 역할을 전담해줄 전문의가 절실하다는 게 일선 대학병원 흉부외과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그 결과 수술 후 드레싱은 물론이고 입원환자의 수술 후 관리를 전담해줄 전문의 채용이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를 찾는 것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흉부외과는 타과 전문의는 물론 개원의에게도 SOS를 보내고 있다. 개원한 흉부외과 전문의 중 현재 전문과목을 살리지 못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에서 다시 전공을 살려 환자를 진료하고 싶은 흉부외과 전문의를 발굴하자는 취지다. 이 역시도 선뜻 지원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쯤되자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이사장 오태윤·이하 흉부외과학회)의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그나마 성인 흉부외과 의료진은 나은 편. 선청성 소아심장 분야는 멸종위기다.
소아 선천성 수술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 전국 20명. 올해 흉부외과 전공의 31명. 이마저도 몇명이 대학병원에 남아 자신의 전공의 살릴 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14~15일까지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한 흉부외과 교수들은 입을 모아 흉부외과의 미래를 우려했다.
특히 국민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흉부외과 전문의를 수입해야 하는 일이 머지 않는 미래에 현실이 될 것이라는 경고했다.
올해 가을 학술대회 이후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김웅한 차기 이사장(서울의대)은 "소아 선천성 심장수술이 가능한 전문의가 전국 20명이 전부"라며 "(상당수 병원에 해당 수술을 할 수 있는 교수가 없어서)정상적인 수련이 어려운 실정으로 멸종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시장논리가 작동이 안되는 수준까지 망가진 상태로 공공의료 차원에서 접근해 살리지 않으면 의사를 수입해야 수술을 이어갈 수 있다"며 "지금도 늦었지만 지금이라고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한다.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오태윤 이사장은 "전공의법 시행으로 그나마도 전공의 근무에 제한이 생기면서 흉부외과에 의료공백이 더욱 심각해졌다"며 "최근 모 대학병원에서 식도, 폐암 등 흉부 수술이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를 찾을 수 없다. 그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흉부외과 전문의 채용공고를 내는 병원은 많지만 의사를 구할 수 없어 결국 현재 있는 교수들의 업무는 과부하 상태"라며 "오죽하면 수술 후 환자관리나 입원환자 관리를 해줄 타과 전문의까지 확대해 채용공고를 내겠느냐"고 안타까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