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문 위원장 잘하지도 못하지도 못한 70점으로 평가 사회적 문제된 비윤리 의사는 극소수...긍정적이고 희망적
70점.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를 이끄는 장선문 위원장(69, 대전 장이비인후과)이 현재 의료계의 윤리 수준에 대해 조심스럽게 매긴 점수다.
그는 "사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람들은 일부고 의사 대부분이 윤리를 잘 지키고 있어 의료계 윤리 수준을 긍정적으로,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18일 말했다.
지난 4월에 열린 의협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인준을 받고 새롭게 꾸려진 중앙윤리위는 지난달 첫 회의를 갖고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전문가평가제 시범사업 확대로 역할이 더 커진 만큼 중윤위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있는 상황.
중앙윤리위원회는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한다. 회의를 할 때마다 15건 내외의 안건을 심의한다. 상임이사회가 회부한 안건과 민원으로 접수된 건을 심의하는 데 그 비율은 5대1 정도 된다.
장 위원장은 "윤리위원회에 비의료인이 참여한 지 6년이 좀 넘었다"라며 "과거에는 의사들만 모여 윤리위를 구성했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과거에 비해 바라보는 눈이 공정해졌다"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게 장 위원장의 설명.
그는 "윤리위 모든 업무는 의료법, 관련 시행령, 중앙윤리규정 등 관련 내용을 모두 준수하면서 절차에 따라 안건을 심의한다"라며 "심의 과정에서 원칙적, 중립적이고 엄정하게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윤위의 심의가 늦어지는 것과 내 식구 감싸기 시선을 연결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실제 환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직원을 폭행한 제주대병원 교수 등은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났음에도 결론이 없는 상태다.
장 위원장은 "심의를 하기 위해서는 소명자료 제출, 청문 등의 방법이 있는데 사안에 대한 관련 증거를 모아야만 심의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라며 "증거를 모으는 과정에서 강제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사실관계 확인도 법적 다툼이 이뤄지거나 하면 애매한 경우가 있다"라며 "비윤리적인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증거를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것이지 소송이나 수사 결과를 끝까지 기다린다거나 하는 게 아니다. 증거만 수집되면 언제든지 결론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심의 결과가 늦어지는 데는 '밝힐 수는 없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빨리 결론이 나지 않으니 답답할 수는 있지만 심의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비윤리적인 의사 심의와 더불어 중앙윤리위는 대회원 윤리 교육 강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장 위원장은 "징계를 위한 심의는 윤리위 역할의 일부분이고 의사의 의료윤리를 제고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라며 "의사에게 윤리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교육 기회가 확장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리강령이나 윤리지침도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있는 경우가 있는데 정말 진료실에서도 쉽게 볼 수 있게끔 관련 자료를 적극 홍보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