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한광협 교수(소화기내과)가 오는 7월 1일자로 국제간학회(IASL) 회장으로 취임한다. 아시아인으로는 4번째, 한국인으로는 최초다.
국제간학회는 1958년 설립된 비영리 국제학술단체다. 전 세계적으로 간담도 질환의 연구와 교육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또 간관련 학회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 기간인 20일 한 교수를 만나 향후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Q. 국제간학회(IASL)를 간략하게 소개해달라
국제간학회는 1958년 설립된 유서깊은 학회다. 간질환 분야의 교과서를 쓴 셜록 교수와 한스 포퍼 교수가 각각 초대회장과 2대 회장을 맡았었다. 설립 취지는 간담도 질환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더불어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함이다.
Q, 오랜 역사에 비해 학회 활동은 주목받지는 못한 것 같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발전과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미국과 유럽간학회와 같은 국가 학회는 사무실이 있는데 반해 국제간학회는 전 세계에서 돌아가면서 하다보니 뿌리내리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리더십이 흔들렸다. 그 사이 미국간학회가 전세계 학문적으로 큰 역할을 해왔고, 최근 유럽간학회와 아태간학회도 동반 성장하면서 세계간학회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가장 중요한 학회의 독창성을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이 크다.
Q. 취임 배경은 ?
결정적으로 2018년에 두바이에서 국제간학회 학회를 열기로 했다가 사정이 생겨서 취소됐다. 당시 초대 연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취소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직위원장인 캐나다 국적 샘리 당시 현 국제간학회 회장과 이야기하는 과정에 학회 운영의 문제점을 듣게 됐고, 이를 타개해나갈수 있다는 뜻을 밝히자 조직위(카운셀)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조직위는 미국과 유럽간학회가 잘하고 있어서 추가로 발전시킬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는 반면에 아시아 지역에서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뜻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맡기게 한 것으로 생각된다. 핵심적인 부분은 미국과 유럽과 달리 아시아지역 국가에서는 아직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는 국제학회에 참석할 기회가 제한된 나라가 아직도 많다. 특히 아프리카, 남미, 동유럽국가는 아직도 국제학회 참가가 어렵다. 대부분 국가들이 간학회도 갖추고 있지 않다.
Q.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당장은 국제간학회의 위상 탈환이다. 그동안 국제간학회가 많이 침체돼 있었고, 존재감도 없었다. 따라서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제간학회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설정해야하는 일이다. 당장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교육이다. 아시아 지역에 많은 간염 환자들이 있는데 교육의 부재로 인해 질환에 대한 인식도 낮고, 치료기회도 낮다. 교육을 통해 한단계씩 끌어올리려고 한다.
Q.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조인트 세션을 구상하고 있다. 당장 돌아오는 주말에 지난해에 못한 국제간학회 학회를 중국간학회와 조인트 형태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어 10월에는 우리나라 간학회와서 만성C형간염 퇴치를 주제로 국제학술 조인트 세션을 열고, 이어 11월에 열리는 국제소화기학회와도 조인트 세션을 열어 아시아 의사들의 교육에 방점을 찍으려고 한다.
아울러 내년에는 미얀마에서 조인트 세션을 열 계획이다. 한국은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국제학회 참여 기회가 적은 나라를 도와줌으로서 그 나라에서 질환에 대한 인식과 치료가 활성화될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가장 큰 핵심은 교육이다.
Q. 운영상의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복안은 있나?
사실 국제간학회가 제역할을 하려면 많은 후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점은 기존 학회와 비슷하게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국제간학회 만이 가진 특별한 목표의식과 방향성이 있다면 실제로 많은 제약사들이 후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테면 만성 B형간염 및 기타 간염 퇴치사업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여러 비영리기관에서 하고 있는데 원래는 세계간학회가 해야하는 것이 맞다. 앞으로 국제간학회가 이런 비영리단체들을 끌어모으고 또 중심잡는 역할을 할 것이다. 제약회사도 여러 군데로 돈을 쓰는 것보다, 국제간학회에 집중하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Q. 학회도 변화가 필요해보이는데?
잃었던 신뢰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조직개편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회장을 하는 동안 전세계 많은 나라의 회원이 참여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들거나 바꿀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정관에서 핵심멤버를 10명 정도로 구성하고 있는데 전세계 회원이 참여해 100명 이상으로 만들려고 한다. 북미, 유럽, 동아시아, 동남, 중앙, 서아시아 리전 조직을 만들어서 각 대륙별 조직위 멤버를 참여하도록 하고, 각 나라 학회는 국가 조직위로 만들 계획이다.
Q. 마지막 포부가 있다면?
정년을 앞두고 왜 굳이 어려운일을 도 맡으려고 하느냐는 주변의 소리도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그동안 혜택받고 잘 살아왔다. 한국 의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많은 선진국이 배움의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해외 연수가 대표적이다. 그들이 우리를 받아주고 도와줬기때문에 지금까지 발전하고 진료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갚아야 할 때라고 본다. 국제간학회 회장으로서 그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내이름의 빛광자와 합할 협이다, 이름처럼 모으고 빛내는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