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오픈 목표…1천만원 들여 CI 제작 업체 모집 박정율 단장 "인증제 도입해 감정 전문가 양성도 나설 것"
의료분쟁을 감정하는 독립적 기구인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설립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의협은 최근 오는 9월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의료감정원의 정체성을 담을 코퍼레이트 아이덴티티(Corporate Identity, CI) 제작 업체 모집에 나섰다.
의료감정원의 영문 명칭은 'Korean Medical Practice Review Authority(KMPRA)'로 확정 짓고 CI 제작을 위해 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의협은 지난 4월 기존의 의료감정원 설립 준비TFT를 확대해 추진단을 구성하고 의료감정원 설립을 구체적으로 준비해왔다.
현재 사법당국에서 의협으로 의료감정 요청이 들어오면 중앙의료사안감정심의위원회에서 감정을 진행하거나 각 의학회를 통해 감정 작업을 해왔다. 그렇다 보니 감정 업무가 특정 의사에게 집중되거나 회신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왔다.
의료감정원은 의료감정의 '공정성, 전문성, 신속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의료감정 수요 증가에 따라 조직체계 및 운영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전문 학회와 의료감정 업무의 연계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박 단장은 "6개월 이상 수차례 회의를 거쳐 큰 틀에서 의료감정원 설립 윤곽은 잡혔다"라며 "제일 중요한 부분은 뭐니 뭐니 해도 의료감정이 의사들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에게 얼마나 신뢰를 받을 수 있는가에 있다"라고 말했다.
국민 신뢰를 앞세우고 있지만 의사단체가 설립했기 때문에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율 단장은 "공정성, 독립성, 신뢰성에 대한 의심의 시선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의협 내부에서 (감정원을) 시작하지만 3~4년 정도 정착 기간을 거치면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독립성 제고를 위해 감정원장도 의협 회장이 위임하는 게 아니라 호선하고, 의사 전문가만 있는게 아니라 시민단체, 법조인 등 여러 직역의 전문가를 자문 위원으로 위촉할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 시야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정원의 역할은 단순히 의료감정에 그치는 게 아니다. 감정을 위해서는 의학적인 전문성 뿐만이 아니라 법률적 마인드도 필요하기 때문에 '감정 전문가' 양성에도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박 단장은 "감정 업무가 의학적인 부분에서만 감정이 됐기 때문에 법적인 차원에서 오해가 일어나는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라며 "선진국은 감정 업무만 전문적으로 하는 의사들이 있을 정도인데 우리나라에는 감정 전문가 제도 자체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감정원에서 감정 관련 교육을 하고 인증 제도를 만들어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만 감정을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법정에서 참고인 진술 등을 할 때도 인증을 받은 의사가 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3~5년마다 재인증을 받도록 해 감정 전문가 그룹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