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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당뇨병제 CV 안전성 연구...처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

발행날짜: 2019-07-11 12:00:55

[분석]아이큐비아 데이터 활용 2018년 당뇨병 치료제 처방 분석해보니
DPP-4 억제제 비약적 상승...SGLT-2 억제제, GLP-1 제제도 상승중

https://doi.org/10.2147/TCRM.S121804
항당뇨병제들이 쏟아낸 심혈관 안전성 연구(CVOT)가 실제 의사들의 처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메디칼타임즈가 제휴 파트너사인 휴먼 데이터 사이언스 기업 아이큐비아(IQIVA)와 공동으로, 2013년 대비 2018년 항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분석한 결과, CVOT 연구 등장 이후 계열별, 성분별 처방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트포르민 단일 제제를 제외한 2018년 한해 항당뇨병제 처방규모는 약 6370억원으로 2013년대비 3000억원이 더 늘었다. 항당뇨병약 처방률이 늘어나는 가장 큰 요인은 일차적으로 비만과 같은 대사증후군 증가에 따른 당뇨병 환자 증가에 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2018년 팩트시트에 따르면, 현재 치료받고 있는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환자는 500만명이 넘어섰다. 이에 따라 많은 의사들이 항당뇨병제를 처방했고, 그중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을 상당수 선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DPP-4 억제제 국민당뇨약 안전성 입증에 꾸준한 성장세

아이큐비아(IQIVA) 분석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지난 한해동안 DPP-4 억제제 단일제와 복합제의 총 처방 규모는 대략 43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또한 5년전인 2013년 대비(2000억)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연평균 성장률로는 23.4% 수준이다.

이처럼 DPP-4 억제제의 가파른 상승 배경에는 환자 증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2013년 전후 CVOT 연구의 잇따른 등장은 처방량 증가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국민당뇨병 약제의 반열에 올려놨다고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DPP-4 억제제는 총 9종이다. 이중 CVOT 연구가 진행된 성분은 시타글립틴(TECOS), 삭사글립틴(SAVOR), 리나글립틴(CAMELINA, CAROLINA), 알로글립틴(EXAMIN) 4종이다.

최초 삭사글립틴과 알로글립틴에서 미약한 심부전 신호가 감지되면서 논란도 있었지만 최근 시타글립틴과 리나글립틴 연구가 나오면서 DPP-4 억제제의 심부전 위험 논란은 더이상 논쟁거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DPP-4 억제제들의 처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CVOT 연구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한 성분들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의사들이 처방한 리나글립틴 단일제와 복합제(메트포르민) 규모량은 각각 485억원과 490억원었다. 5년전에 두 약제의 총 매출이 54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0%에 가까운 성장이다. 삭사글립틴 단일제와 복합제도 각각 64억원과 137억원으로 총 201억원으로 5년전 매출인 76억원 대비 비약적인 처량률을 기록했다.

가장 먼저 나왔던 시타글립틴 제제의 단일제와 복합제 매출은 각각 400억원과 990원으로 1400억을 달성했고, 이 또한 5년전대비 400억원이 더 올라간 수치다. 후발제품의 대거 등장으로 경쟁이 심해졌지만 선발제품으로서 의사들의 선호도는 여전하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CVOT 연구가 없는 다른 5개 DPP-4 억제제들도 처방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아시아인 데이터가 많은 알로글립틴과 제미글립틴 그리고 테넬리글립틴의 성장이 돋보인다.

한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매출을 보면 메트포르민 이후 선택하는 약물로서 DPP-4 억제제의 심혈관 안전성 연구의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 "안전성이 강조되는 환자일수록 근거가 뚜렷한 약물을 처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항당뇨병약에서 심장약으로 SGLT-2 억제제 괄목 성장

SGLT-2 억제제는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약물이지만 비교적 빠른 시기에 CVOT 연구(EMPA-REG, CANVAS, DECLARE)까지 나오면서 처방 수혜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약물이다.

특히 심혈관 안전성 입증과 더불어 예방기능도 하는데다가 신부전, 심부전 치료효과도 나타나면서 더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관심은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도 반영됐고 그덕에 처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SGLT-2 억제제가 국내 보험급여가 된지 3년밖에 안됐지만 당뇨병 치료제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아이큐비아 분석에 따르면 2018년 SGLT-2 억제제의 처방 규모는 610억원이다. 전체 시장에 비해서는 아직 작지만 DPP-4 억제제가 처음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속도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이 가능한 SGLT-2 억제제는 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 얼투글리플로진, 이프라글리플로진 4종이며, 복합제는 파마글리플로진과 엠파글리플로진만 나와 있다. 처방규모는 다파글리플로진 단일제가 248억원으로 가장 크고, 이어 엠파글리플로진 단일제 200억원을 기록중이다.

학계에서는 DPP-4 억제제와 급여가 되면 처방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한당뇨병 학회 박석오 보험이사는 "DPP-4 억제제와 SGLT-2 억제제는 기존 약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합"이라며 "현재 급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며 결정되면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사제라는 한계있지만 대사 개선 효과로 주목 GLP-1 제제

GLP-1 제제도 SGLT-2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CVOT 연구의 효과로 빠르게 성장하는 항당뇨병제다. 다만 경구용이 아닌 주사용 제제라는 점에서 속도의 차이가 있는데, 혈당 개선 효과 외에 대사 개선 및 체중감량 효과로 주목을 받으며 비만성 항당뇨병 환자들에게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이 가능한 약물은 릭시세나타이드, 리라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 3종이며, 이중 리라글루타이드를 제외한 두 약물이 급여처방이 가능하다. 릭시세나타이드는 속효성 약물이고, 둘라글루타이드는 장기지속형이라는 차이가 있다.

다만 처방 증가는 추세만 보일뿐 수치적으로는 아직 잘 드러나지 않는다. 주사제라는 특성상 원내 처방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난 한해 매출은 약 15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환자들에 대한 부작용관리와 인식이 늘어나면 향후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는 시작이 많다.

인제의대 박정현 교수는 "(GLP-1)주사제의 경우 장기 투약 안전성을 우려할 수 있는데 최근 장기 안전성 연구가 잇따라 나오면서 어느정도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며 "혈당조절은 물론 기타 대사 개선 효과도 나타나 앞으로 처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CVOT 연구의 등장과 결과는 항당뇨병제의 안전성을 대변하면서 보수적인 항당뇨병제 처방 트렌트를 빠른 시간에 바꾸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