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감염은 결국 리더십 문제다. 병원 경영진이 감염관리 중요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는가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수술감염학회(APSIC) 링 모이 린(Ling Moi Lin)
회장(싱가포르 종합병원·진단검사의학과)은 300병상 미만의 중소병원에서 취약한 감염관리 개선방안으로 병원장의 리더십을 꼽았다.
그는 대한수술감염학회 주최로 5~6일 양일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수술감염학회 컨퍼런스(The 2nd SIS-AP International Conference)'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해 아태 수술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인물.
수년간 '어떻게 수술 환자의 감염률을 낮출 것인가'를 고민해 온 만큼 그가 제시한 감염관리 개선 방안은 국내 30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에 적용 가능하다.
그는 "미국 등 의료선진국에선 감염관리가 잘 지켜지고 있지만 아태 지역 의료기관은 아직까지 의료인력, 시설 증 의료 인프라가 제한적으로 개선해야할 여지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이를 개선하고자 가이드라인을 내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감염관리 개선 프로그램 기간을 약 18개월로 잡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지난해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변화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곳곳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후 감염관리를 했을 때 개선되는 지표 등 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그 방법을 알려주면 거부할 병원은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
그는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아태 학회에서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 또한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국의 감염관리와 관련해 '전국의료관련감염 감시체계(KONIS, 코니스)'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감염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한국은 강점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수술감염학회 이길연 외과감염관리위원장(경희대병원)은 "실제로 국내 중소병원 감염관리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싱가포르 등 다른 국가에서 어떻게 교육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 감염관리는 의료비를 절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회복기간을 단축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등 환자에게 혜택이 크다.
이 위원장은 "중국 파일럿 스터디를 보면 기존 신경외과 수술 감염률 7~10%에서 5%까지 감소시켰다"며 "감염관리는 짧은 노력으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이끄는 것을 보면 놀랍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는 APSIC 두번째 컨퍼런스로 이를 계기로 국내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수술감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