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후생성, 한-일 의약품 민관 심포지엄 개최 국내서도 RWD 활용 모색 움직임...일본 벤치마킹 중
일본이 현실에 기반한 임상 결과인 '리얼월드데이터'(RWD)를 의약품 개발, 심사에 활용하기 위한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도 RWD 활용 방안의 모색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일본의 사업이 벤치마킹 사례로 자리잡을지 관심사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후생노동성은 공동으로 한-일 의약품 민관 심포지엄을 코엑스에서 개최하고 의약품/의료기기 관련 최신 규제 동향 및 임상시험 제도와 개선 방향, 양국의 약가체계 동향 등을 공유했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업무를 분담하듯이 일본 역시 후생노동성과 PMDA(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s Agency)이 역할을 분담한다.
PMDA는 의약품/의료기기의 과학적 심사, GCP/GMP 사찰, 시판 후 안전성 정보 수집/분석, 부작용 피해 구제의 업무를 맡는데 업무에 명기된 대로 PMDA는 의약품 심사에 '규제 과학'을 핵심 아젠다로 설정한다.
"RWD 활용하겠다" 가이드라인 마련 박차
PMDA 준코 사토(Junko Sato) 부장은 이날 의약품, 의료기기의 최신 규제 동향 소개를 통해 일본이 도입한 규제과학 센터, 의료정보 DB, 리얼월드데이터 활용 방안 등의 시스템을 공유했다.
사토 부장은 "RWD를 활용해 의약품을 개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며 "향후 업체들이 RWD 데이터를 제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6월 제조 판매 후 의약품 안전성 감시와 관련해 의료정보 DB 이용 방식을, 2018년 2월 제조 판매 후 DB 조사의 신뢰성 담보 관련 유의점을 업체에 통지했다"며 "작년 12월에는 의료기기 업체에도 비슷한 내용의 유의점을 알렸다"고 말했다.
PMDA는 임상 데이터를 승인 신청 등에 활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 및 신뢰성 담보에 관한 유의점 가이드라인 초안을 올해 마련하고 2020년 최종안을 공표한다는 입장.
특정 질병 또는 노출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균일 데이터'를 의미하는 레지스트리(Registry)도 승인 신청에 활용된다.
사토 부장은 "레지스트리에 관한 새로운 상담 시스템을 설치, 올해부터 시범사업을 개시했다"며 "개발업체 등에 대해 레지스트리를 이용한 개발 품목의 승인 신청 방법 등을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 과학에 근거한 리얼월드 에비던스를 분석하기 위해 전자진료기록카드 DB와 임상시험 DB를 활용한다"며 "약물역학적 해석 결과에 근거해 의약품 안전대책을 추진하는 의료정보 DB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 문서 활용, 임상 진행에도 긍정적
일본은 의약품의 첨부 문서의 동봉을 폐지하고 전자적 방법에 의한 제공을 기본 방침으로 바꿨다. 최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제품 외부 상자에 표시하고, 정보가 개정된 경우 의료기관, 약국에 이를 알리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다만 일반의약품 등 소비자가 직접 구입하는 제품은 정보 내용을 즉시 확인할 필요가 있으므로 현행대로 종이 매체 동봉을 유지한다.
한편 일본은 2016년 10월부터 신약 승인 신청 시 임상시험 데이터를 전자기록으로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4월 이후부터는 모든 신약 승인 신청 시 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는 전자기록으로 제출해야 한다.
PMDA 안도 유키(Ando Yuki) 수석 연구원은 "차세대 심사, 상담 체제에서는 제출되는 임상시험 데이터는 모두 국제 데이터 표준인 CSISC 표준에 근거해야 한다"며 "승인심사 시 표, 그래프로 시각화된 전자데이터에 각 심사원들이 접근해 내용을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가 축적되면 약효군 별로 망라된 정보를 심사, 상담에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런 자료들은 소아 용량 검토, 특정 질환 모델 시뮬레이션, 평가지표 개발 등에 활용돼 약물 개발 효율화에 공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축적된 데이터 소스는 향후 활용 분야가 다양하다. 특히 일본은 임상시험 이외의 데이터소스인 레지스트리 자료를 이용하기 위한 CIN(Clinical Innovation Network)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유키 연구원은 "RWD를 활용하기 위한 미국 FDA의 리얼월드 에비던스 프로그램이나 유럽 EMA가 환자 질환 레지스트리 이용에 관한 디스커션 페이퍼와 비슷하게 일본도 CIN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출 데이터를 품목 심사에서 이용하고 이런 자료가 축적되면 데이터에 근거한 효능 평가, 품목의 횡단적 정보 정리가 가능해 진다"며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해 품목 자료에 근거한 조언 제공과 임상 모델링, 시뮬레이션 활용으로 효율적인 의약품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