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거담제 시장은 소위 '정중동'으로 통한다. 신약의 진입도 거의 없고, 기침과 가래를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완치나 치료 기전의 약물 등장도 어렵다.
쉽게 말해 겨울철과 독감이 유행할 때 잠깐 반짝하다가 다시 정체기에 접어드는 게 진해거담제 품목의 숙명이라는 뜻.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이 약의 오랜 선두 유지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최근 디히드로코데인 성분 진해거담제의 12세 미만 처방 금지 결정으로 천연물신약으로서의 가치가 재부각되고 있는 약은 바로 안국약품의 '시네츄라'. 임현수 호흡기 PM을 만나 시네츄라의 마케팅 전략과 1위 수성의 원동력 등에 대해 들었다.
▲시네츄라는 어떤 약인가?
시네츄라는 안국약품에서 2011년 개발한 아이비엽과 황련의 천연물의약품이다. 아이비엽의 α-hederin이 β2-아드레날린 작용을 촉진하고 황련의 berberine이 PDE4와 5-lipoxygenase를 억제해 기관지 확장과 가래 배출을 도와주며 항염증 효과를 나타낸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시네츄라는 2017년 기준 306억원 매출을, 2018년는 319억원의 매출로 품목별 1위를 기록했다. 시네츄라는 전국 400병상 이상 종합병원, 대학병원에 모두 랜딩 돼 있다.
▲진해거담제 시장 상황은?
사실 진해거담제 시장은 플랫하다. 독감이 돌면 독감 치료제와의 병용으로 처방이 크게 늘지만 결국 또 빠지고 이런 과정을 반복한다. 크게 매출이 늘거나 줄지도 않는다. 새로운 기전의 약물의 진입도 드물어 정중동 상태라고 볼 수 있다. 2018년 진해거담제 시럽의 전체 처방액은 1156억원으로 이중 시네츄라가 약 2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겨울철에 반짝하는 진해거담제 품목으로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건 그만큼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디히드로코데인의 소아 처방 금지 관련 반사이익은?
디히드로코데인 성분 진해거담제에 대해 12세 미만 소아에 대해 처방이 금지됐다. 시네츄라는 천연물성분이라 해당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간 12세 미만에서 디히드로코데인 성분의 처방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 수혜도 크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이슈를 통해 '안전한 약'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실제로 학회나 클리닉에서 디테일을 할 때도 천연물 성분이라는 점을 중점 강조한다. 안전한 약이 대안이라는 메세지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은?
과거처럼 친분으로 마케팅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데이터'와 '근거'로 말하는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시네츄라도 꾸준한 근거 쌓기가 계속되고 있다. 독감 치료제와의 병용 효과 임상, 시네츄라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증상 염증 반응 개선 효과에 대한 임상, 동물모델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폐염증 개선 효과 임상을 진행한 것들이 다 그런 근거 쌓기의 일환이었다. 미세먼지가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임상 자료'의 유무에 따라 의료진의 선택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 실제 미세먼지로 호흡기질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진해거담제 시장이 덩달아 커질 가능성도 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호흡기 계통 환자가 20% 늘어난다는 말이있다. 2017년 12월 발매된 알레르기성 비염 및 두드러기 증상 치료 신약 루파핀과 병용 옵션도 강점이다. 이외 자사의 기침·비염 완환제 애니코프, 거담제 에르덱스와의 병용이 가능한 것도 의료진의 선택 폭을 넓혀준다.
▲향후 계획은?
진해거담제는 주로 감기 환자를 주 적응증으로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네츄라의 항염증 분야로의 적응증 확대를 지속적으로 꾀하고 있다. COPD 흡입기 사용 환자에서의 시네츄라 병용 결과도 괜찮게 나왔다. 앞으로도 염증 쪽으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한다. 우리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 확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 단순히 '진해거담제'가 아니라, 진해거담제를 통해 환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으면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쥐 모델에서 오셀타미르 단독 투여 대비 시네츄라 병용에서 생존율이 40% 증가한 연구도 있다. 향후에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시네츄라 병용요법의 효용성을 주제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네츄라는 현재 이란과 아프리카 2개국, 에콰도르, 베트남, 과테말라에 허가 등록이 완료됐다. 이외 중미 6개국, 콜롬비아, 쿠에이트, 칠레, 페루 등에서 허가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등 해외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도 큰 목표다.